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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라산 등산코스 성판악~관음사,대중교통편, 가는 방법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세번째 책,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에서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산지와 트레킹지에도 비중을 두어 소개하게 되었다.

물론 그 산에서 피고 지는 야생화는 물론 암릉 산행지와 여름 산행지, 단풍산지, 강원도를 대표하는 설경산지 등

사계절 아름다운 산야를 두루 소개하였고, 새로운 정보들도 꼼꼼히 체크해 담아보았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1년 5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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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로 한라산을 다녀올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김포공항에서 아침 6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간다.

제주공항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 가서 성판악 가는 버스를 탄다.

성판악 가는 버스는 10~15분 간격으로 자주 있어 교통은 좋은 편이다.

(2020년 현재 제주공항에서 성판악으로 바로 가는 181번 버스가 30~40분 간격으로 있다.)

 

 

9시가 되어 성판악 입구에 도착해 산행시작.

진달래밭대피소에서 12시 이후엔 통제가 되어 정상을 가지 못하므로

시간을 맞추려면 그리 늑장을 부릴 여유는 없다.

안내판엔 진달래밭대피소까지 3시간이 소요된다 쓰여 있다.

 

 

 

오르는 등로엔 온통 다 굴거리나무밖에 안보일 정도다.

남쪽에 오지않으면 볼수없는 나무라 신기하기 그지없다.

 

 

 

아래로 젖혀진 긴 잎에 잎자루가 유난히 붉은 자태는 마치 꽃처럼도 보이는

주로 남부와 제주도에 와야 볼수있는 상록교목이다.

어느 관엽류 못지않게 실내용으로도 정원수로도 이만한게 없을듯 보이는 늘푸른나무.

잎을 잘라 꽃꽃이 소재로도 쓰인다고 한다.

 

 

 

참 덤벙대는데다 미련도 하지~

분명 꽝꽝나무가 맞는데 꽝꽝나무라면 검은색 열매여야 하는데 붉은 열매라니~

사진으로 다시 보니 다른 나무열매(팥배나무쯤)가 떨어져 있는걸  못보고서~에휴~

괜히 한라산국공분 머리아프게 해드렸다~

있잖아요~꽝꽝나무가 맞는데 빨간 열매를 맺었답니다~~^^

 

 

 

남해안과 바닷가 근처에 주로 분포하는 감탕나무과의 꽝꽝나무다.

엽육에 살이 많아 불에 던져 넣으면 잎속의 공기가 팽창해

꽝꽝 소리를 낸다고해서 꽝꽝나무라 하였다 한다.

전라북도 부안군 중계리의 꽝꽝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얼핏 다람쥐꼬리와도 닮은 뱀톱이다.

다람쥐꼬리는 둥글게 휜 바늘처럼 생긴데 비해 뱀톱은 잎가장자리에 불규칙적인 톱니가 있어 구별된다.

 

 

 

이제부턴 소나무와 삼나무가 잘 뻗은 길을 지나는데

역시나 조릿대가 함께 따라붙는다.

조릿대가 많이 자라는 곳에서는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해 일대는 온통 다 조릿대군락이 되어간다.

한라산국공측에선 10년간 100억을 투자해 조릿대 제거 및 구상나무 복원을 한다고 한다. 

 

 

 

조릿대가 한라산을 계속 뒤덮을때는 국립공원에서 제외시킬수 있다고

환경부에서 경고조치까지 내렸다 한다.

조릿대로 채워지는 한라산은 희귀 고산식물들이 멸종될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럴때면 좋은 렌즈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높은 나무위로 겨우살이가 그것도 붉은겨우살이가 풍성하게도 달렸는데

내 18~55렌즈론 어림도 없다.

얼마나 아름다울지 그저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입만 쩍 벌리고 쳐다보고 있다.

한라산엔 높은 나무 위로 붉은겨우살이가 참으로 많았다.

 

 

 

통제시간의 부담감 때문인지 사라오름은 패스하고 거의 진달래밭대피소로 오른다.

평일인데도 단체객이 너무 많다.

이건 일일이 추월해 걷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뒤를 따라 걷는건 더 힘들다.

잘되었다. 사라오름을 다녀오면 사람들은 좀 멀어져 가리라~

사라오름까지는 0.6km.

 

 

 

목책따라 사라오름에 올라서니 마치 산정호수처럼 둥그런 호수 하나.

작은 백록담 같은 느낌.

물론 요즘 백록담은 정작 이렇게 물이 많지가 않다.

 

 

 

사라오름은 한라산국립공원내의 40개 오름중 2010년 11월 1일 처음으로 개방하였는데

제주도에서 몇 안되는 오름 화구 중 가장 풍부한 수량을 가지고 있다 한다.

접시모양의 호수 때문에 혹 사라라는 일본말이 붙여졌나 의심할수도 있겠다.

설마하니 국공 지명에 일본 이름을 넣었을라구~

궁금하여 국공측에 문의해보니 원래는 솔(소나무)이라 불리던것이 점점 변하여 사라가 되었다 한다.

하기야 제주말을 우리가 다 이해할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호수따라 한바퀴 돌아 전망대로 올라간다.

기분좋게 바람은 살랑거려주고~

조용해진 길~이제야 숨통이 트일것 같다.

 

 

 

거기에 주변은 온통 벗꽃 같은 설화가 봄날의 화사함인양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닥 춥지않은 날씨도 한몫하고 있음이다.

 

 

 

사라오름 전망대에 올라선다.

한라산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 182호로 지정되어 있고

사라오름은 명승 제 83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라산정상 방향인데

여전히 구름이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상 부근에서 맴돌고 있다.

 

 

서귀포 앞바다와 수평선처럼 내려앉은 구름떼에

한동안 취해있다가 전망대를 내려선다.

 

 

 

전망대를 내려서니 건너편 아까 목책따라 올라섰던 사라오름 초입이 보인다.

사라오름은 인파가 몰리지 않아 좋고

수량 많은 산중의 호수를 볼수 있다는 매력 가득한 오름이다.

 

 

 

사라오름을 돌아나와 다시 1400고지를 넘어서자

눈의 양도 많아졌고 많이 흐렸던 하늘도 깨어나고 있었다.

하늘이 보이는것만으로도 멀리 온 보람은 배가 되기 충분했다.

 

 

 

잠을 못자 얼굴은 팅팅 부은데다 머리는 왜 산발을 하고서~^^

모자 쓰기 정말 갑갑한 날이 있다.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 흔한 팥배나무도

눈속에 남아준 것만으로도 대견스러울 뿐이고~

 

 

 

진달래밭대피소에 들어서니

나무에 핀 설화는 왜 이리도 벚꽃처럼 보이는지 봄날의 한라산을 밟고 있는것만 같다.

 

 

 

곳곳엔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가득.

조금 떨어져 대피소를 바라보니 능선부에 핀 눈꽃이 장관이다.

11시 30분이 지나면서부터 방송이 잇따른다.

얼른 자리를 정리하고 정상으로 향하지 않으면 늦어진다는 얘기.

겨울엔 진달래밭대피소에서 12시 통제.여름엔 1시.

 

 

진달래밭대피소 주변의 눈꽃도,

구름 가득한 하늘도, 실크처럼 부드럽기만 하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

붉은 열매가 꽃처럼 환해진다.

나무는 잎이 없으면 더 분간하기 어려워지지만

수피나 열매 모양등으로 볼때 마가목이 맞겠다.

 

 

주렁주렁 많이도 달렸다.이 겨울에 활력이 아닐수 없다.

 

 

 

정상으로 향할수록 눈은 원없이 나뭇가지마다 얹혀 있고

무엇보다 구상나무에 수북히 쌓인 눈송이야말로 한라산을 대표하기 부족함이 없다.

 

 

 

일대는 온통 구상나무군락지.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특산종으로

1907년 제주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포리 신부가 처음 발견하였다.

 

 

 

그러나 고사목이 되어가는 현실..

환경적인 이상기온이  많이 좌우되고 있을 것이다.

국공측에서 복원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다하니

언젠가는 고사목이란 이름대신 넘치도록 풍성해진 한라산을 볼수 있길 기대해본다.

 

 

 

목책을 따라 정상도 얼마 남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니 와우~~

아까  들렸다 온 사라오름 전망대 뒤로 이게 무슨 일이래~

새벽 비행기 안에서 보았던 그 풍성한 구름떼들이 여기 다 모여 있었다.

 

 

 

모조리 집어삼킬듯 구름바다가 떠밀려온다. 

사라오름만은 아니 덮힐거라 몸부림을 치는듯도 싶고~

 

 

 

멀리서 바라본 사라오름은 정말 둥그런 접시 모양을 하고 있었고

아까 그 분화구 호수의 모습도 제대로 담겨진다.

호호 불어먹는 호빵이 셔벗안에 빠진것만 같다.

 

 

 

이 장면은 마치 넓은 벌판을 배경으로 하는 전쟁 영화에서

병사들이 일제히 밀고 들어오는것처럼 느껴졌다.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한 순간~

그래~한라산이었다.

 

 

 

혼자 온 20대 초의 앳된 여학생과 앞뒤로 걷다 자주 눈인사를 한다.

순수하고 수줍어하면서도 때론 당당하고 어여쁜 청춘에

절로 마음 흐믓해짐은 어쩔수없는 일인가 보았다.

나의 20대도 저러했던지~ 혼자서 떠나올 생각조차 못했던 때~

하기야 그때는 혼자서 떠나는 여행도 산행도 크게 간절함이 없었을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나 봄직한 운해~

이런 대자연을 무엇으로 대신할수 있을지 그저 경외감으로 대신할뿐~

그저 한없이 지켜보고 바라보고 가슴의 울렁거림을 느낄뿐이다.

 

 

 

한가지 조금 아쉬운건 산악회 활성화가 좋은 것인지 어쩐 것인지

평일임에도 단체객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많아진 산행 인구만큼이나 우리의 소양도 높아져야겠다.

고성방가,쓰레기 투척, 무리지어 길을 점령하는 행동,

흡연에 꽁초 버리는 행위 등 산에서 지켜야할 기본의식도 높아지길 바래본다.

 

 

더군다나 온통 천연기념물이고 세계문화유산인 한라산이라면

더할나위 없는 보호와 애착이 뒤따라야겠다.

 

 

 

산행을 본격적으로 다니기 전 2009년도쯤 마지막으로 찾았던 제주와 한라산.

그런데 서울서 당일로도 한라산이 가능하다 하니 갑자기 떠나온 길.

지난주 병풍산도 그러했고 이번 한라산행도 그랬고

대중교통으로 다녀오신 님들의 발자취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료가 된다.

나의 걸음도 훗날 걸어올 누군가에게는 좋은 지침이 되길 바래본다.

 

 

감회 새로운 한라산 정상에 오른다.

한라산은 1970년 3월 24일 우리나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한라산 일대는 천연보호구역으로 천연기념물 제 182호로 지정되어 있고

또한 2006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라산은 1950m로 남한의 최고봉이자 식생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독특한 지질 지형에서 나고 자라는 한라산은 더할나위 없는 천혜의 땅일 것이고

겨울의 설원은 그야말로 절경중에 절경이라 할수 있겠다.

 

 

 

휴화산인 한라산은 대부분 현무암으로 덮혀 있고 약 120만년전의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나기 시작해

30만~10만년전의 3단계 화산활동때 생성되었다.

은하수를 손으로 잡아당길수 있을 정도로 높은 산이라 이름 붙여졌다는데

얼마나 깨끗하고 청정했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희귀식물의 보고이기도 한 한라산은 지질학적이나 생물학적으로도

이미 탁월함을 인정받은 세계적인 명산이 아닐수 없다.

한라산 1800여종의 식물 중 구상나무와 시로미가 군락을 이루고

많은 오름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많던 사람들도 하산시간이 가까워지자 하나둘 빠져나가고

정상 인증샷 남길 기회도 주어졌다.

 

 

 

백록담을 빼놓고 한라산을 논할순 없다.

백록담은 흰 사슴이 물을 먹는 곳이라는 뜻으로

분화구 직경이 500m 정도이고 둘레가 2km 정도라 한다.

흰 사슴에 흰 백롬담이라~마치 신선의 땅 같지 아니한가~

 

 

백록담 안에 물 한방울 없을때도 있는데 하트 모양으로 얼음까지 만들어 놓으셨다.

큰 진주조개 안에 슈가파우더로 하트를 만들고선

또 다시 그 안쪽에도 하트 하나를 더 만들어 내셨다~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에서처럼 무언가 신비스러운 님 나올것 같지 아니한가~

 

 

많이 머물렀다. 이제 관음사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들을 서두르라 방송이 나온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관음사로도 하산길이 만만치 않게 길다.

 

 

성판악에서 올라 정상을 밟으면 관음사로 하산할수 있고

어리목~영실 코스는 정상으로 오르지 못하고 윗세오름까지만 오를수 있다.

성판악~관음사 코스는 현무암의 돌길에다 약 18~19km(약 8시간 전후)의

쉽지 않은 산행이므로 영실~어리목 코스도 나쁘지 않겠다.

 

 

관음사로 내려서는 길도 역시나 구상나무 군락이 이어진다.

어느곳을 바라봐도 저 운해와 함께라면 아름답지 않은곳이 없고

 

 

 

지금 그 운해를 바로 옆에 끼고 걷는 기분이란 차마 말로 다 하지 못할 벅차오름이 있다.

음~~한라산에 많은 오름이 있지만

나에게도 오름이 하나 있었어~~벅차오름~^^

 

 

 

이제 관음사코스의 최고 볼거리 북벽과 장구목 옆을 지난다.

저 빨려들듯 밀려들듯

솜사탕 같은 구름덩이에 두둥실 몸을 맡겨보고도 싶다.

 

 

 

장구목오름에서 이어지는 삼각봉은 마치 돼지 한마리 스팀샤워 하는것처럼 보였다.

내 눈에만 그런 것인지~삼각봉 끝은 돼지코인양 자꾸 웃음이 난다.

넘실거리는 저 운해에 돼지인들 기분좋음을 감출수나 있었을라구~

콧바람 시원하시답니껴~

 

 

맑게 개인 날이라면 제주시내와 푸른 바다가 넘실거렸을테고

오늘같이 순백의 설산과 운해에 빠진 날이라면

굳이 다른 풍경을 그리워하겠는가~

 

 

 

백록담 분화구의 북쪽면이다.

용암이 바로 흘러내릴듯 가깝기만 하다.

 

 

 

백록담의 북쪽면.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바위 형태 하나하나는 신비 그 자체다.

 

 

 

장구목에서 오른쪽 끝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한번쯤 올라보고픈 바램도 가져보게 되는데

예전에는 북벽에서 장구목을 지나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었다 한다.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산이 아닌 관광지가 될까 두려운 요즘의 한라산.

더 훼손이 된다면 언젠가는 이 길도 통제할 날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설수 있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 일이던가~

 

 

 

단체객들이 빠지고 한산해지자 목책위에 카메라 올리고 셀카도 한장~^^

온통 화사시한 순백의 설경에 태고적 신비로움까지 곁들여주시니

오늘의 걸음에 후회란 있을수 없겠다.

 

 

 

북벽의 위용이 자꾸만 시선을 압도해 버린다.

북벽은 2007년 태풍 나리의 수해를 입은곳이기도 하다.

자연은 평온하기 그지없다가도 한순간 무서운 재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니 어찌 대자연앞에 자만하고 위세 부릴수 있겠는가~

작년 가을에도 태풍 차바로 백록담~관음사코스가 통제되기도 했었다.

 

 

 

그 옛날 용암이 흘러내릴때의 뜨거움 대신 지금은

차디찬 눈발이 그 자릴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열기는 식지 않아 오늘날 우리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기 충분했다.

북벽과 장구목오름 아래로는 탐라계곡이 깊은 협곡을 이루고 관음사로 이어진다.

 

 

 

장구목과 삼각봉을 옆에 끼고 하산한다.

20대 풋풋한 연인과 앞뒤로 자주 마주치니 그 상큼함에 절로 미소 짓게 된다.

내가 셀카를 날리자 계속 찍어주겠다 자청을 한다.어여쁘기만 하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세상에 물들지 않고 소신있는 젊은이들이 되길 바래본다.

 

 

 

난 트라우마로 비행기 공포증이 심하다.

7년전 마지막으로 제주에 와본뒤 겨울이면 한라산 설경에 목말랐음에도~

제주의 야생화가 궁금해 달려오고픈 마음도 그 두려움을 이기진 못했다.

이번 겨울 어렵게 결심한 한라산행.

가슴 두근거림으로 결국 밤새 한숨도 자지못하고 제주에 내려왔다.

 

 

서울로 올라오는 비행기 안에선 옆자리에 앉은 취객들 술주정까지~

숨은 턱턱 막혀오고 그 갑갑함은 극에 달했다.

 

 

 

힘들었던 비행기안도 한라산의 설원을 떠올리니 절로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바삭한 채소튀김이라도 해놓은것 같지 않은가~

인삼의 잔뿌리 미삼튀김인양 한입 먹어도 보고싶고~

 

 

 

여기저기 고사목이 된 구상나무마저도 저 운해속에서라면

다시금 살아난듯 아름답기만 하고~

 

 

 

고사목이 아름다운데 살아있는 구상나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구상나무 군락에 빈틈없이 채워진 눈송이들.

그래~한라산 명성은 죽지 않았다.

 

 

 

북벽과 서북벽  능선엔 용암 흐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히말라야를 연상시키는 직벽 능선.

하기야 히말라야 원정대도 떠나기 전 이곳에서 훈련을 받기도 했단다.

아래로는 탐라계곡이 흐르고~

 

 

 

이제 우측으로 왕관바위가 보이고 헬기장을 지나 좌측 탐라계곡으로 내려선다.

 

 

 

그 깊이를 가늠하기도 힘든 운해 아래론 까마귀들 여유롭기만 하고~

 

 

 

성판악부터 계속 보이던 저 붉은 깃발은 눈이 많이 내렸을때 길을 잃지 말라고 설치해 둔 것이다.

폭설에 갇혀본 사람이라면 저 깃발의 소중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눈이 많이 내릴때면 저 깃발끝만이 구세주 같은 손짓을 해올 것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용진각대피소가 있던 자리.

태풍 나리가 강타했을때 쏟아진 북벽 암반과 급류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다.

그래서인지 북벽에도 움푹움푹 패이고 갈라진 흔적들이 보였다.

 

 

 

용진각대피소 위 장구목의 암벽.

 

 

 

삼각봉 아래 용진각현수교로 내려선다.

용진각현수교는 2007년 태풍 나리때 유실된 다리를 2009년 새로 세운 것이다.

그날의 태풍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다시한번 느낄수 있는 대목이다.

 

 

 

좌측 삼각봉과 우측 왕관바위가 흘러 이런 멋진 패임을 만들어 냈다.

그 사이를 매운 두둥실 운무까지~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니 북벽과 서북벽, 장구목 능선이 탐라계곡으로 흘러든다.

이곳이 정말 우리의 산하였던가~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 땅이 아닐수 없다.

 

 

 

헬기장이 있던 왕관바위와 내려선 백록담 정상부.

어렸을때 한라산 높이 1950m를

한번(1) 구경(9) 오십시요(50)~로 외웠던 기억이 있다.

 

 

 

왕관바위를 향해 손짓하는 너희들은 뉘 손이여~

 

 

 

 

스멀스멀 파고드는 흰가루 휘날림에 온몸엔 시원한 짜릿함마저 ~

 

 

 

용진각현수교를 지나오니 삼각봉의 위상이 이제야 제대로 드러난다.

아까 돼지코 같다해서 미안하구만요~~

이리도 기상이 좋은데 말이예요~

 

 

 

삼각봉 아래 삼각봉대피소를 지난다.

대피소 모양이 동화속 버섯의 집 같네~~

 

 

 

야후~~이제부턴 눈꽃의 향연에 감탄사 끊이질 않는다.

나무 하나하나마다에 이리도 고운 가루가 뿌려졌으니

세상의 눈부심은 이곳에 다 모인것만 같다.

 

 

 

안타까운건 사진의 기술이 부족해

현장의 설경이 다 전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올 겨울 최고의 설경은 이 숲을 지나면서였다.

 

 

 

얼마나 많이 감탄하고 올려다보고 주절거렸던지

입은 아프고 시간이 꽤나 지체되었다.

어차피 올라가는 비행기 시간이 늦게 잡혀 상관도 없을뿐더러

이 길은 이제 오롯이 나만의 것이 되었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카메라 꺼내지 않겠어~했던 마음도 잠시

이런 눈덮힌 나무들을 어찌 그냥 외면하고 지나칠수 있겠는가 말이다.

 

 

 

모든 나무들은 위대하다.

그 위에 덮힌 눈송이들은 그 위대함을 더욱 덧입혀주시고~

 

 

 

이젠 잘 뻗은 적송길.

이 장면만으로도 이미 힐링이 되어 준 날.

아주 천천히 조용해진 이 길을 음미하듯 걸어본다.

 

 

 

기개와 호연지기까지 저 붉은소나무안에 모두 담긴것만 같다.

참으로 늠름도 하다.

 

 

 

잠깐잠깐 제주시내가 내려다보이고~

관음사에서 평일날은 버스운행이 되지 않는다.

 

수원 계시다 고향인 제주로 내려와 정착하셨다는 님께서 태워주셔

편히 공항으로 이동할수 있었다.

많이 남은 비행기 시간을 떼워주시려 용두암이며 일대 여기저기 안내도 해주신 님~

덕분에 제주에 대한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올라왔답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때의 제주 하늘은 잉크물 뿌려놓은듯 황홀하다 못해

청정지역 제주와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기 충분했다.

 

 

 

아구~~이 아이 표정 좀 보소~~

조금은 억울한 듯~조금은 뻥 찐 듯~~귀엽기만 하다.

 

 

 

탐라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용암의 흔적들로 생긴

갖가지 모양의 현무암을 보는 재미도 한몫해준다.

이런 바위들을 볼때마다 아 여기가 한라산이었지~ 새삼 느끼게 된다.

 

 

 

바닷물색처럼 어찌 저리도 진할수 있는지~

우리나라 용암동굴중에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다는 천연동굴 구린굴 옆을 지나친다.

얼음을 저장하던 석빙고였고 총 길이 442m나 된다하지만 들어가볼수 없으니

그저 상상만으로 느껴볼 뿐이다. 관음사로 하산해 한라산을 마무리한다.

 

 

 

 

한라산은 우리에게 주어진 천혜의 자연혜택이 아닐수 없다.

누릴수 있는 권리와 더불어 잘 보호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겠다.

역시 겨울 한라산은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소중한 공감과 댓글도 영원히 날아가 버렸다.

이젠 이 글을 우연히라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를 통해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