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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백두대간 삽당령~백봉령 (석병산 일월문)

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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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2일 토요일.

백두대간 남진 삽당령에서 백봉령까지의 코스다.

이번 구간엔 석병산이 있어 꼭 다시 가고픈 구간이었다.

 

산행코스 : 삽당령~두리봉~석병산~생계령~백봉령

산행거리 : 약 17~18km

산행시간 : 6시간.(후미라 생각하고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 후미는 한시간이 더 걸렸다.)

 

 

 

백두대간 삽당령석.

지난번 닭목령~삽당령 구간 하산때 찍은 사진으로 대체한다.

 

~~

오늘 올린 사진은 모두 내 카메라로 찍은 것이 아니다. 카메라를 들고 가지 못했다.

아니, 밧데리도 빵빵히 채워 갔지만 삽당령석을 찍는 순간 메모리 카드가 비어 있는것을 알았다..

이런 낭패가~ 갑자기 힘이 쭉 빠지고 산행에 의욕이 사라진다.

기다리던 석병산이었는데 이런 어이없는 짓을 한다.

동행하신 회원님 답답할 나를 위해 많이 담아주시고, 또 구간구간 스마트폰을 나에게 쥐어주신다.

덕분에 인증샷이 넘쳐나고 나는 편히 걸을수 있었다.

 

 

삽당령에서 10시 20분이 다 되어 출발,가파른 나무 계단을 올라서 있는 이정표.

삽당령에서 석병산까진 6.2km

 

 

 

정신 없는 나 대신,

회원님들이 찍어 보내주신 사진들로 오늘 산행기는 꾸려진다.

 

 

 

일주일째 날씨가 너무 포근했던지라 강원도 오지임에도

정상부를 제외하곤 눈도 많이 녹았다.

 

한 회원님..

내가 늘 하듯, 길과 길을 걷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담으며 사진 찍으며 걷는 산행의 노고에 대해

새삼 느꼈단다..^^ 덕분에 나는 편하게 산길을 걷는다.

그런데 왜 나는 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늘 갖고 다니던 카메라..

그 줄어든 카메라 무게만큼 발걸음이 가벼워야 하는데

심리적인 탓인지 이상하게도 몸이 무거웠다.

뭔가 하지 않고 걷는 산길..

어느 님들은 자연을 그대로 느끼는 방법이라지만

사람마다 그 방법은 모두 다른 법.나에겐 고문 같은 것이다.

 

아무리 날이 따뜻해도 여긴 강원도.

두리봉이 가까워지자 낮게 쌓였으나마 근사한 설경이 된다.

여름에 이 나무들 앞을 지날때도 어찌나 시원함이 좋던지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1033m의 두리봉에 도착.

두리봉 정상은 벤치를 두어 쉼터 역활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조망 대신 아름드리 나무들이 좋은 곳이다..

 

강릉시 옥계면과 왕산면,정선군 임계면 사이에 있는 봉우리로

두리는 둥글둥글하다라는 순우리말로 즉

둥근모습을 한 봉우리라 해서 두리봉이라 하였다 한다.

 

 

 

두리봉에서 1.6km 떨어진 석병산.

석병산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얼른 오르고 싶어 마음이 급해진다.

 

 

 

마음은 급해지는데 이놈의 비염 때문에 도저히 산행에 집중을 못하겠다.

훌쩍거리느라 속도는 자꾸 늦어지고 이젠 머리까지 지끈거린다.

겨울이 기다려지면서도 한편으론 두렵기도 한 이유이다.

그러니 겨울산행은 꼴찌를 각오하고 나선다.

 

 

 

석병산 정상 일월봉에 갔다가 다시 이 삼거리로 돌아 나와야 한다.

 

 

 

 

정상으로 가기전에 있는 삼각점.

정상은 비좁아 차라리 전망은 이곳에서가 더 좋다.

 

 

 

 

완만하게 이어진 지나온 두리봉 능선이 유순하게 보인다.

좌측 뒤로는 그 노추산 방향인데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그 노추산~사달산 한겨울에 갔다 간신히 살아 내려왔던 곳~~

우측으로는 희미하게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목초지길이 보이는데 넘 아련하다.

 

 

 

가만히 놀고 있는 손이 어색해 나도 모르게

회원님 카메라를 강탈(?)해 사진을 찍고 있다.

 

 

 

건너편의 석병산 정상.

희끗한 바위에 노랗게 변한 나무들이 마치 꽃이 핀것만 같다.

 

 

 

지나온 대간길과 석병산 정상.

 

 

 

 

같은 자리,같은 시간에 두 회원님이 동시에 찍어주신 사진을 함께 올려본다.

늘 갖고 싶은 좋은 카메라로 찍어주신 사진과

그에 못지않게 화소가 좋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두 사진을 비교해보니 약간의 차이가 느껴지지만

내 고물카메라에 비하니 뭐 흠잡을데가 없다.

 

 

 

렌즈는 깨져 셔터도 잘 눌러지지 않은 내 카메라. 그럼에도 난 아직도 개기고 있다.

수입 없는 백수에게 좋은 카메라 탐을 내는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오늘 이렇게 편하자고 일부러 메모리카드를 넣지 않았던 것인지

아무튼 오늘은 빈손으로 걷기만 한다.

 

 

 

 

석병산의 기암..

이 석병산이 다시 오고싶어 가끔 생각이 났다.

저 고사목도 쓰러지지 않고 남아 주었다.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임계리에 위치한 석병산(1,055m)

깍아지른 듯 솟아있는 괴석들이 산 아래를

마치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고 해서 석병이라 이름 붙여졌다.

돌병풍 석병산은 석회암으로 형성 된 석화동굴과 서대굴등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지금도 모르긴 마찬가지지만 작년 여름 이곳에서 만난

야생화 이름을 찾겟다고 몇날며칠 밤을 새웠던 기억이 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찾아냈을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수 없었음이다.

내년 봄쯤에 다시 오고싶은 석병산이다.

 

 

 

일월봉 우측 아래 바위벽에 커다랗게 뚫려 있는 일월문.

맞은편 능선에서 바라보앗을때 해와 달처럼 보인다 해서

일월문이라 했다고도 하고~

건너편에서 떠오른 달빛이 일월문을 비추면 아주 장관이라 한다.

말 안해도 장관임에 틀림없을테지만 밤에 예 있을수 있어야 말이지~

 

 

 

그렇지 않아도 비좁아 사진찍기 애매한 곳이 미끄러우니 더 힘들어진다.

구멍 뒤로는 말 그대로 날절벽~애써 웃어 보이지만 다리는 후덜덜~

 

 

 

다시 한번 지나온 능선 함 더 담아보고~

 

 

 

다른 계절이라면 다 들렀을텐데

미끄럽고 하니 이 기암을 안거치고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이 기암을 안 보고 가면 섭하지요~.

 

 

 

풍경사진이 많지 않아 아쉽다.

내 카메라도 아니면서 나는 자꾸 놀고 있는 손이 근질거려

회원님에게 저쪽도 찍으시지요~이쪽 풍경도 좋네요..하고 잔소리를 해댄다..ㅎ

사진 찍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마음을 알 것이다.

 

 

 

일월문에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있는 기암 봉우리.

저 사각으로 잘라 놓은듯한 바위 덩어리에 눈꽃이 덮히면

마치 얼음조각을 해놓은듯 할것 같다.

 

 

 

이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그야말로 굿이다.

저 위에 서 있는 자체가 그냥 조망이 되는 곳.

돌마타리에 꽂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다 빠듯하게 마쳐야 했던 구간이었다.

 

 

 

석병산 서당바위 능선도 한장~

 

 

 

 

석병산과 그 아래 촛대바위(?)처럼 생긴 기암.

 

 

 

 

삼각봉과 석병산 정상 일월봉 사이의 협곡.

아찔하지만 그림만큼은 아주 좋은 곳이다.

 

 

 

좀 더 넓게 석병산 정상과 고사목까지도 넣어본다.

아름다운 석병산이다.

 

 

 

석병산을 뒤로 하고 다시 생계령 방향으로 간다.

 

 

 

 

주어진 시간이 6시간이라 좀 빠듯하지 않았나 했더니

나중보니 6시간 30분이었나 보다.

6시간을 주나 7시간을 주나 늦는 사람은 늘 생기기 마련~그래도 정해진 시간 안에는 마치고 싶다.

 

 

 

이 구간엔 유독 이런 안내판이 많이 설치되어 잇다.

패스 마시고 한번 쭈~욱 읽어 보시길~

 

 

 

이곳이 삼각점이 있는 900봉이라 했던가~

건너편 자병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

 

 

 

멀리 파헤쳐진 자병산이 보인다. 90년대 초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저기 자병산 정상(872.5m)을 찍고 표식도 달았다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한라시멘트에서 석회석 채광을 위해 파헤쳐진 상태다.

 

 

 

그 후로 대간 등로는 없어지고

정상을 거치지 않고 그 시멘트 회사 들어가는 도로를 건너 진행해야 한다.

그 도로를 건널땐 그 흰가루들이 파헤쳐진 산등성이만큼이나 찜찜하게 남았다.

우리가 가야할 등로는 그러니까 우측으로 돌아 42번 철탑(834m)을 거쳐 임도따라 진행..

 

 

 

뾰족 바위들이 있는  931봉.

 

 

 

931봉에서 바라 본 석병산과 지나온 길.

 

 

 

 

너른 공터가 있는 생계령에 도착한다.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평소엔 이렇게 많은 길과 뒷모습을 찍지 않으실텐데

요즘 늘 함께하는 산우님, 내 대신 많이도 찍어 주셨다.

덕분에 나도 내 뒷모습이 이래 생겼나 보고 있으니 색다른 기분이다.

 

 

 

이제부턴 황토길 오름이 있고

좀 너른 임도길을 오르락 내리락~

 

 

 

카르스트 지형으로 곳곳엔 푹푹 꺼진 큰 구덩이들이 발견된다.

요즘 과다 건물의 영향으로 땅꺼짐 현상인 싱크홀과 오버랩되는 구덩이들.

 

 

 

이곳을 오르면 42번 철탑이 있는 봉우리(834m)가 나오고

이제 다시 임도와 석회석 채취를 위해 만들어진 도로를 건너면

백봉령으로 내려선다.

 

 

 

4시 15분이 다 되어 백봉령에 내려선다.

석병산의 기암이 멋드러진 삽당령~백봉령 구간이었다.

카메라 없이 몸은 가벼웠지만 심리적인 이유였는지

비염 때문이었는지 조금은 힘겹게 느껴진 날이었다.

백봉령~두타산~댓재 구간도 미리 끝났고 한동안 백봉령에 올 일은 없을것만 같다..

백봉령~안녕.. 많은 사진 보내주신 님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