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산과 여행지 등 숨은 명소가 너무나 많다.
그곳에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가 더해지는 순간 더욱이나 특별한 장소가 된다.
이번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에서는 희귀식물,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자생하는 산과 여행지 위주로
탐방을 하였고 싣게 되었다.
목차는 해발 높은 산에 올라야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과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도 볼 수 있는 탐방지로 나눠 구성했다.
**식물의 분류체계에 있어서는 산림청 국가표준식물목록을 기본으로 따랐지만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분류체계를 따른 것도 있고 둘을 같이 표 기한 것도 있음을 일러둔다.
환경부와 산림청에서 지정·관리하는 국가보호종에 대해, 그리고 문화재 지정번호에 관한 이야기,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뀐 내용 등은 본문에 삽입했다.
전작들에 몇 차례 소개한 들풀꽃나무는 간단히 소개하거나 넣지 않았고, 대신 그 탐방지를 대표하는
야생화 위주로 실었다. 사진은 비슷한 다른 식물과 구별하기 쉽게 그 특징을 담으려 했고,
꽃만 봐서는 세세한 구별이 어려운 식물은 잎까지 함께 담았다. -머리말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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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첫 목차인 대청도 편은 무엇보다 풍광이 절경이라는 점이다.
서풍받이와 조각바위 언덕, 농여해변과 나이테바위, 미아동해변, 모래울해변, 옥중동 해안사구 등 볼거리가 다채롭고
원나라때의 순제가 귀향 와서 머물렀던 장소 등에 대한 이야기 등도 흥미롭다.
대청도에는 삼서트레킹이 유명하다. 산과 해안을 두루 접할 수 있는 트레킹으로 삼각산과 서풍받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지질명소와 서해5도인 대청도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대청도에서 가장 돋보인 야생화는 단연 서풍받이 언덕을 장식한 금방망이와 당잔대
그리고 처음 대청도에서 발견되어 이름이 붙게 된 멸종위기종 대청부채다.
특이한 것은 꽃 피는 시간이 다른 꽃들과는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대청부채는 보통 오후 3~4시에
꽃을 피우고 밤 10시쯤에 오므라든다.
꽃봉오리 상태인 3시부터 그 기다림의 시간은 마치 거대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된 듯 변해 가는 찰나를
기대와 설렘으로 채우고 있었다. -본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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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직절벽에 자리하고 있다 뿐, 관심을 가져 보면 그래도 한탄강 곳곳에서 눈 맞춤 할 수 있다.
기후나 환경보다도 사람들 발길과 눈길이 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쉽게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이 조건이
분홍장구채가 살아가기에는 오히려 좋은 서식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훗날엔 귀하다는 꼬리표 대신 군락으로 유명할 만큼 한탄강을 분홍빛으로 수놓길 바라 본다.-본문 중에-
험지를 찾아다니며 발품도 팔아 보고 하나의 대상을 보기 위해 수차례 같은 장소를 오가기도 한다.
나날이 변해가는 식생과 식물체계에 대해서도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아쉬움이 또 한 해를 채운다.
올해 남겨 둔 숙제들이 내년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 믿으며 이 글을 끝맺는다. -본문중-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은 시원한 풍경과 산길,
역사와 문화 유적 등도 함께해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담겼다.
https://0709im.tistory.com/784
2025년 신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이 출간되었다.우리나라에는 산과 여행지 등 숨은 명소가 너무나 많다.그곳에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가 더해지는 순간 더욱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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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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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개인산행이다가 정말 오랜만에 이용하는 산악회다.
여전히 사람들에게 혼동스럽게 불리는 대봉산에 간다.
대봉산이라 하면 어디인지 의아해 하실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괘관산이라 불리웠던 지리산 조망처 함양 그 곳.
산행코스 : 빼빼재~감투산~안테나봉~계관봉~대봉산~첨봉~계관봉~천왕봉~지소마을
약 11km로 아무도 가지 않은 첨봉을 다녀오느라 깊은 눈길에 빠지고
카메라도 먹통이 되고 했지만 한여름밤의 꿈처럼 독특한 경험을 한다.)
들머리는 경남 함양군 백전면과 서하면의 경계인 해발 800m 빼빼재(원통재)다.
우측 버스가 있는 곳은 백운산 들머리고 좌측이 감투산과 대봉산 오르는 입구다.
대봉산 천왕봉까지 5.5km.감투산까진 약 1km.
날이 많이 풀렸는데도 바닥으로는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감투산까진 1km 짧은 거리지만 처음부터 오름길이 제법 빡세다.
등로 우측으로는 지리산 반야봉과 서북능선이 운해속에 아련히 떠다니지만
아~ 잡목들 때문에 제대로 볼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 저 너울도 흐릿해질텐데~감투산에 오르면 지리산이 보일까~
지금 딱 이쁜 지리산이 사라질까 마음이 조급해진다.
감투산 거의 도착해 뒤돌아보니 건너편의 백운산과 그 뒤로 장안산도 보인다.
지난번 장안산 영취산 다녀왔을때 보았던 풍경들과 오늘의 풍경은 어찌 달라보이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겠다.
감투산(1035m) 정상에 다다르니 눈길은 더 깊어지고 걷기에 그리 만만치 않은 하루가 될것 같다.
함양에는 1000m가 넘는 높은 산이 많고 일교차가 큰 탓인지
과일이 맛있고 많이 난다해서 자연이 사람에게 맛있는걸 던져준다는 뜻으로
달 감甘에 던질 투投 자를 쓰는 감투산이라 이름 붙여졌다 한다.
저리도 가까워 보이는 계관봉과 천왕봉은 제법이나 한참을 걷고 또 걸어야 했다.
좌측이 안테나봉,그 우측 뒤로 천왕봉이다.
좌측이 계관봉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계관봉은 좌측 끝 살짝 보이는 곳으로 안테나봉 올랐다가 조금 더 돌아가야 한다.
감투산에 서면 지리산이 제대로 보일까 했지만 잡목이 워낙 많아
그저 저기가 천왕봉이구나 노고단,반야봉이구나 느끼며 걸어야 했다.
나무들 사이로 지리산 중봉과 천왕봉도 아쉬운대로 담아본다.
붉은 나뭇잎과 지리산 파릇한 색감이 좋다. 어여 조망처에 가고싶다.
하늘이 보일때쯤 조망처인가 싶어 보면 역시 막혀 있고 또 다시 반복하기를 수차례.
그래도 곧 나올거란 기대를 한가득 품고 걷고 또 걸어본다.
날이 푹해진 탓에 눈은 달라붙고 걸음은 더디지만
정상부에 올랐을때의 너른 조망을 생각하면 그리 힘들지만은 않다.
안테나봉이 제법 많이 가까워졌다.
감투산에서 계관봉 가기까지 이런 헬기장을 3~4개는 만난것 같다.
왼쪽이 계관봉 가기전에 있는 안테나봉이다.
안테나봉은 마치 눈이 툭 튀어 나온 문어 머리처럼 보였다.
얼핏 저 안테나봉이 더 높아보여 계관봉으로 착각할수 있지만
안테나봉 좌측 뒤로 보이는 곳이 바위봉우리인 대봉산 정상 계관봉이다.
더 좌측으로 내려가면 첨봉이겠고~
이곳 대봉산은 여전히 계관봉,괘관봉,괘관산 등으로 혼동스럽게 불려지고 있다.
대봉산으로 이름이 변경된 것은 이따 논해보기로 하자.
드디어 바위 조망처가 하나 나온다. 가장 반가운 일이었다.
유후~지리산이다.
아까 처음 봤을때보다 운해는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파릇한 산너울 색감이 좋다.
좌측 뒤 웅석봉에서 가운데 천왕봉을 지나 우측 반야봉으로~
천왕봉 그 앞너울은 지리산 조망처인 법화산과 우측으론 삼봉산~백운산~금대산으로 이어진다.
삼봉산 앞 너울은 오봉산.
시간이 지날수록 지리산이 점점 뿌옇게 보일게 뻔하다.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볼수 있을때 원없이 즐겨보다 갈 생각이다.
요즘은 지리산속에 있는 것보다 조금 떨어져 보는 지리산을 더 좋아한다.
너무 뻔한 지리산이 되어갈까 두려워 조금씩 관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서다.
물론 꽃 피는 봄이 되면 또 무작정 달려갈수 있겠지만 말이다.
당겨본 지리산 중봉과 천왕봉.
천왕봉 앞으론 법화산과 그 우측으로 삼봉산이 이어지고~
언제 어디서라도 저 지리산이 보이는 곳은 그저 넋놓고 바라보게 된다.
산정에 섰을때 가장 큰 희열 중에 하나는 저 겹겹의 산너울을 볼수 있어서일 것이다.
우측 천왕봉에서 중봉과 하봉을 넘어 왕등재로 그리고 밤머리재로 지리산 동부능선이 이어지고
밤머리재에선 다시 왼쪽 웅석봉을 지나 동남능선으로 이어져 지리산 태극 모양을 그리게 된다.
저 지리산 천왕봉 말고 오늘 가야할 대봉산 천왕봉 능선 아래
생태마을쪽으로 지그재그 임도길도 보이고~
당겨본 웅석봉(가장 뒤 가운데서 왼쪽으로)과 그 앞쪽으로
화산 분지처럼 평평해 보이는 왕산~ 필봉산도 그 형태로 알아볼수 있겠다.
계관봉 전위봉(안테나봉)과 우측으로 천왕봉. 계관봉은 저 봉우리를 넘어야 볼수 있다.
가야 할 천왕봉 뒤로 보이는 산은 합천의 황매산~부암산 라인이 아닌가.
형태나 위치 등으로 볼때 철쭉과 억새 평원 황매산이 맞겠다.
그 우측으론 정수산과 둔철산으로 이어지겠고~
이 감투산 올라 대봉산 가는 길은 눈 많은 겨울날은 꽤나 길게 느껴지지만
또한 딱히 위험한 곳이 없어 무난하게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 안테나봉이 가깝다.힘내보자구요~
안테나봉 거의 다 올라 두 천왕봉을 함께 담아본다.
좌측의 대봉산 천왕봉과 우측 위로 지리산 천왕봉.
지리산은 마치 선상의 세계에 있듯 저리도 높이 어느것과도 비교대상이 아니었다.
산행내내 지리산을 옆에 끼고 걷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아닐수 없다.
지리산은 점점 그 너울이 희미해져 가니 아까 조망바위에서 원없이 즐기길 잘했다 싶었다.
가운데 왕산과 웅석봉도 점차 사그라져 간다.
빙 둘러 올라온 길이 이제 한눈에 들어온다.
우측 평평해 보이는 능선이 지나온 감투산이다.
좌측으로 이따 하산하는 지소마을과 원산마을 앞의 옥계저수지도 보인다.
들머리였던 좌측 구불구불한 빼빼재와 백두대간 백운산이다.
뒤로는 장안산과 영취산 팔공산 진안 선각산 덕태산등이 자리하고
백운산 왼쪽으론 백두대간 월경산과 봉화산으로 이어진다.
처음 감투산 오를적엔 선명하던 산세들이 많이 흐릿해졌다.
서울 경기와 충청 전북엔 미세먼지 나쁨이라 했고 그나마 이곳에 미치치 않음은 다행이기도 했다.
안테나봉을 넘어가면서 이제 계관봉도 보인다.
계관봉 정상석은 진짜 정상부가 아닌 그 아래에 설치되어 있었다.
대봉산 계관봉(1253m)이다. 물론 저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진짜 대봉상 정상 계관봉이다.
그곳이 위험하다 하여 100m 아래에 정상석을 만들어 두었으니
알지 못하는 분이라면 그냥 바로 되돌아 내려갈수도 있겠다.
대봉산은 일제강점기때 벼슬하는 사람이 나오는걸 막기 위해 산 이름을 괘관산(벼슬을 마친 선비가 갓을 걸어둔 산)으로 격하하였다가 2009년 중앙지명위원회 승인 고시를 거쳐 원래 이름 대봉산으로 바로 잡았다.
괘관은 벼슬을 내놓고 물러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봉황이 알을 품은 형상으로 큰 인물이 난다는 뜻의 대봉산.
여전히 이곳 지명들은 혼동스럽게 부르는 것도 사실이다. 대봉산을 여전히 괘관산으로~
이곳 계관봉을 괘관봉이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닭 계鷄자를 쓴 계관봉이 맞겠다.
확실히 하고자 함양군에 문의했더니 대봉산과 계관봉,천왕봉이 맞는 표기라 하신다.
서하쪽에서 바라보면 닭 벼슬처럼 보인다하여 계관봉으로~
일제때 붙여진 이름,저기 가야할 천황봉도 이제 천왕봉으로 정상석도 이정표도 모두 변경되었다.
우측이 천왕봉,좌측으론 함께 연계하여도 좋을 도숭산이다.
이제 저 뾰족 봉우리 대봉산 정상으로 간다.
여기서 보면 뾰족하게 보이지만 천왕봉쪽에서 보면 꽤 완만한 바위봉으로 보인다.
그 우측 뒤로 황석산과 황석산 살짝 왼쪽 뒤로 기백산 머리도 걸렸다.
우측 제일 뒤로 가야산이 보이는데 조금씩 탁해진 공기질에 자세히 찾아보자면 눈이 다 뻐근~
조망처 바위에 올라서 본 안테나봉과 그 아래 계관봉 정상석 세워진 곳이 보인다.
저기 정상석에서 바로 천왕봉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고
이곳 조망처까지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가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쌓인 눈으로 등로가 나 있지 않고 길 예측이 안되어선지 원래 정상까지 가는 분이 없다.
안가자니 그래도 좀 아쉽다.넘어가봐야겠다.확실히 가는 길이 좋지가 않다.
삼각점이 있는 대봉산 원래 정상에 올랐다.
예전엔 이곳에 대봉산(구 괘관산) 정상석이 세워져 있었는데 정상이 비좁고 위험하다 하여
100m 아래 아까 그곳에 정상석을 옮겨 세웠다.
가까운 저 우측 황석산에 비하면 정상 완전 널널해욤. 그래도 눈 많은 겨울엔 위험할수 있으니 무리하진 마시구요~
이곳을 밟은 사람도 두세명이나 될까말까. 그런데 이 많은 발자국은 뭐냐구요~모두 다 내 흔적~^^
왔다리 갔다리 신나서 바위에 카메라 올리고 셀카도 날려보고 널뛰듯 돌아다녀보니 눈길이 다져졌다.
아무리 그래도 티셔츠는 좀 내립시다요~
날은 푹한데다 혼자 이 정상을 독차지한 기분에 지금이 겨울인지도 모르겠고~
뭐 거창한 작품사진 만드는것도 아니고, 패션쇼 하러 산에 오는것도 아니니 셀카도 이만하면 되었다.
내 우측으로 황석산이 아주 지척이다.내 모자 옆으로 살짝 기백산도 걸렸다.
황거금기는 늘 하나처럼 보이는데 앞라인이 황석~거망,뒷라인이 금원 기백이겠다.
뒤로는 두무산과 오도산, 숙성산과 비계산,수도산과 가야산을 비롯 수많은 경남의 산군들이 펼쳐질텐데
대기질이 오전보다 많이 나빠졌다.
왜 아무도 건너오지 않으신답니껴~ 거기가 아니라 여기가 정상이랍니다.
정상에서 내가 막 첨봉으로 넘어가는 순간, 건너편에 계시던 대장님께서 언제 담아주신 사진이다.
내 오늘 첨봉 가는 유일한 흔적이 되었다.
누구 한두명이라도 다녀올줄 알았는데 아무도 첨봉으로 가지 않았다.
하기야 여기 삼각점 정상까지 오른분도 몇 없으니 그럴만했다.
그만큼 바위와 뒤섞여 깊은 눈길과 나지 않은 길이 위험하단 얘기였을 것이다.
대봉산 정상을 뒤로 하고 첨봉으로 내려가는 길은 만만치가 않다.
마지막으로 건너편 조망처에 선 님들과 안테나봉을 담아본다.
조심조심 정상을 돌아 내려오니 저 아래 첨봉이 보이고, 남덕유에서 덕유산으로~
그리고 월봉산과 황석산으로 드넓은 장수와 함양 무주 방향 산군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 길은 함양군 서하면 은행마을로 내려서는 코스다.
다른 계절에 은행마을에서 첨봉과 계관봉 암릉코스를 오른다면
오늘처럼 위험하지 않게 바위를 즐겨볼 수 있겠다.
좌측 남덕유에서 가운데 뒤 금니 떼운 흔적처럼 정상에 눈이 더 짙은 덕유산 향적봉으로~
덕유산 앞라인은 월봉산에서 우측 황석~거망~금원~기백산으로 이어진다.
언제봐도 기분좋은 라인이 아닐수 없다.
좌측 황석산과 우측 끝으로는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거창의 감악산이겠다.
감악산은 원주 제천에도, 출렁다리가 있는 파주 감악산도 유명하다.
오도산과 수도산 가야산 등은 검은띠가 모두 잡아먹어 버렸다.
요즘 같으면 이정도 시야도 만족함이 있지만
시계 좋은 날 이곳에 서면 얼마나 조망이 시원스럴지 가히 짐작이 되는 대목이다.
예전엔 정말 공기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정상에서 보여지는 조망권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대기질과 미세먼지 없는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 입이 아프도록 강조 또 강조하며 살고 있다.
나는 미세먼지 극심한 날엔 그 좋아하는 산행도 포기할만큼 기관지도 예민할뿐더러
그 영향력을 이미 체험한바가 크다. 좌측 봉우리는 백두대간 함양, 장수의 백운산이다.
백운산 자락은 영취산을 거쳐 육십령을 지나 우측 뒤 남덕유로 대간길을 잇는다.
저 아래 첨봉으로 가는 길은 얼핏 사진으로는 눈도 별로 없고
위험하지도 않을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들어가보면 너무도 달랐다.
아무도 거닐지 않은 길, 바위 옆쪽으로 눈이 많은곳은 허리까지 빠지기 일쑤고
가장 큰 문제는 깊은 눈으로 어느곳이 길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가는 심정으로 일단 스틱으로 눈의 깊이를 가늠해보고 땅이 맞는지를 확인
가끔씩 걸려 있는 리본을 의지삼아 길을 만들어 간다.
내 발자국 하나하나가 길이 되는 순간. 뒤에 따라올 누군가에겐 좋은 선답자의 길이 되길 바래본다.
물론 아쉽게도 누구도 내려오지 않으셨지만 말이다.^^
우측 덕유산 앞에 보이는 산은 월봉산으로 저곳도 조망 좋고 아기자기 암릉이 멋스런 곳이었다.
바위가 이어지는 첨봉에 올라보니 아까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나 별반 다르진 않았다.
오히려 높은 정상에서가 더 시원한 조망권이 주어지는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굳이 왜 가느냐 묻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저 첨봉이 저곳에 있고,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과 오르고 싶은 열망이 있을 뿐이다.
이제부터는 길을 알수 없고 위험할것 같아 카메라는 꺼낼수 없었다.
아~그런데 정말 기가 막힐만큼 운좋게도 이 한장의 사진이 남았다.
어렵게 눈길과 바위를 헤치고 거의 첨봉에 다다랐을때 뒷풍경을 담아보고자
사진을 남기는 순간 허리까지 찬 깊은 눈속에 털썩 주저 앉으며
마치 1인용 이글루처럼 아늑한 공간에 들어앉아 버렸다.
내 털썩거림으로 하늘에선 마치 웰컴투 동막골 팦콘 터지듯
꽃가루가 슬로모션으로 흩날렸고 나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그 쏟아져 내리는 눈가루를 보고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아주 황홀한 경험이었다.
카메라는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깊은 눈속으로 쳐박혀 기계 곳곳 가루들이 들어차 셔터는 더이상 눌러지지 않았다.
나는 깊게 패인 이글루 구덩이에 앉아 일어서지도 않은채 그 상황이 어찌나 황당하면서도 유쾌하고 황홀하던지
표현못할 오묘함에 휩싸여버렸다.
카메라가 망가졌어도 상관없었고 더 이상 사진을 남기지 못하는것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첨봉 바위에 간신히 올라 숨을 돌리다 내려왔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큰 환희로 쉼호흡할 수 있었다.
렌즈를 빼보기도 하고, 눈을 털고 닦고 여러번 시도한 끝에 다시 카메라는 작동되었지만 촛점이 잘 맞질 않는다.
우측은 가야 할 천왕봉, 좌측으론 도숭산이다.
다음엔 저 도숭산 능선도 거닐어 보고 싶다.
내 발자국으로 내가 만들어 놓은 길 따라 다시 계관봉으로 오르는 길,
단순히 기분이 좋았다기보다는 신비로운 경험을 한 날이었다.
잠시 꿈을 꾼것만 같았다.
눈밭에 한참을 주저앉아 멍때리다 웃다 중얼거렸으니
누군가 봤더라면 머리에 꽃 꽂은 여자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대봉산 정상으로 돌아왔다.
2017년 내 블로그 결산이 나온걸보니 한편의 포스팅을 많이 보신건 6천번 넘게, 평균도 2천여 넘게 조회 되었다.
공감에서도 다음블로그 통틀어 최고를 기록하였고 작년 한해 내 블로그를 통해
대중교통으로의 여정을 그대로 해보신다는 님들도 많아지셨으니 나 역시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러나 나의 산행기는 참고만 할 뿐, 늘 하는 말이지만 자신의 체력이나 컨디션에 맞게~
내 산행기를 보고 암봉산행을 감행했다가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119까지 출동한 일도 있었다 하고
종주코스 중 갑자기 체력이 바닥 나 오도가도 못하고 밤중에 하산했다는 님도 계셨다.
그날의 날씨나 등로 상태, 컨디션,사람마다의 체력,산행능력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겠다. 자신의 체력이나 상황에 맞게~
다시 계관봉 정상석이 세워진 곳으로 돌아 내려왔다.
후미 대장님을 이곳에서 만났으니 꼴찌인게 분명해졌다.
꼴찌여도 시간만 맞추면 되니 걱정할 건 없다.이제 저기 천왕봉을 향해 간다.
계관봉 아래, 천년수인 철쭉도 만난다. 이곳 대봉산은 천왕봉 오를때도 그렇고 철쭉이 참 많다.
대봉산 철쭉은 함양의 많고 많은 산들과 절경중에 함양8경에 속한다 하니
철쭉이 필때면 꼭 다시 와봐도 좋겠다 싶었다.
계관봉 능선에서 내려오다 보면 지소마을 갈림길 사거리가 나온다.
오늘 산악회 일정이 이곳 지소마을로 하산인지라
배낭을 벗어두고 천왕봉으로 오른 분들이 있는것 같다.
그러니까 천왕봉 올랐다가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 우측 지소마을로 가면 된다는 뜻.
이곳에서 천왕봉은 0.5km,지소마을은 3.1km.
철쭉을 옆에 끼고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
후미그룹도 이미 천왕봉 내려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더 후미인 분들은 천왕봉 패스하고 바로 아까 지소마을로 하산을 하기도 했다.
오르다 뒤돌아 본 대봉산 정상부 모습이다.
왼쪽이 안테나봉,가운데 바위 구간이 대봉산 계관봉,그 우측 뾰족봉이 아까 내가 다녀온 첨봉이다.
계관봉 정상석은 안테나봉과 계관봉 진짜 정상 사이에 있다. 위험할땐 굳이 오르지 않아도 되겠다.
천왕봉 가는 햇살 좋은 길도 여전히 이렇게 눈이 많으니
아까 첨봉 가는 길이야 오죽하겠는가.천왕봉으로 오가는 모노레일도 보인다.
그렇게 먼 길 돌아온 것 같은 천왕봉에 올라서니 돌탑들이 있고
뒤로는 남덕유에서 덕유산,황석산까지 설산의 위용들이 한줄로 늘어서 있다.
덕유산과 황거금기.
천왕봉(1228m)과 좌측으론 계관봉과 첨봉.
괘관산이 대봉산으로 바뀌면서 천황봉도 천왕봉으로 바뀌었다.
그 황석산성 피로 물든 한맺힌 역사 때문이었을까~
함양의 정상석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붉은 글씨로 새겨져 있었다.
정상석 아래 도숭산 가는 방향으로 소원바위가 하나 있다. 마치 로봇 인형 옆태같은 바위.
이 소원바위는 심마니들이 이곳에서 제를 올리고 산삼을 채취하였다고 전해져 온단다.
한가지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게 해준다니~음..무슨 소원을 빌꺼나.
여기서도 한가지 이루어지고 지난번 가야산 소원바위에서도 이루어지고
팔공산 갓바위에서도 한가지는 이루어준다 하시니 전국 팔도 다니다보면 소원성취 절로 되겠네~^^
소원바위는 연간 7만명 이상이 찾는 소원명소지만
암릉 사이의 급경사와 낡은 계단 등으로 안전사고가 잦았다 한다.
그래서 함양군에선 3개월에 걸쳐 재정비하였고
작년 11월, 2020함양산삼항노화 엑스포 성공개최 기원과 함께 소원바위 복원식을 치뤘다고 한다.
천왕봉으로 오가는 이 모노레일은 2020년 6월 개막을 앞둔
함양산삼 항노화 엑스포 및 산림레포츠 단지를 조성하며 만든 것이라 한다.
이왕 하는거라면 함양뿐 아니라 타지역 사람들도 알수 있게끔 홍보도 잘 되어야겠다.
들인 돈 60억이 유야무야 되지 않게 말이다.
천왕봉 이곳에 서면 사방팔방 조망이 막힘 없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지리산도 가야산도 덕유산도 황매산도 훤히 내려다 볼수 있는 곳.
오전처럼 선명하게 들어오진 않지만
뒤로 펼쳐질 오봉산과 삼봉산,웅석봉부터 서북능선까지 지리산 너울들이 장관인 곳~
도숭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오른쪽 뒤 머리 땜빵한듯 풍차가 있는 감악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론 월여산으로 이어진다.
다시 지소마을 갈림길로 내려가는 길.
오늘 걸어온 능선과 그 뒤로 백운산이 보이고
하산할 병곡면 지소마을이 보인다.
대봉산생태숲,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임도길도 보이고 우측 끝 두번째 줄이 오늘 걸은 감투산.
위로는 안테나봉과 계관봉,첨봉이 자리하고
정확히 가운데 계관봉 정상석 있는곳도 보인다.
대봉산은 감투산과 도숭산을 좌우로 두고 마치 날개 형상으로 뻗어 있다.
봉황이 도를 깨우치면 주작이 된다하니 이 대봉산 형세도 주작 못지 않음이다.
강진의 주작산 그 이름도 봉황이 날개 펴고 나는 형상으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붉은 나무들과 화이트의 조화. 길이 참 예쁘다.
걷는 사람들 뒷모습에서도 표정이 느껴지는듯 하다.
저 언덕 아래 좌측으로 내려서면 지소마을로 하산할수 있다.
함양군 병곡면 원산리 지소마을로 내려서
남은 시간,원산마을과 옥계저수지 일대도 거닐어 보았다.
대봉산은 육산과 암봉이 적절이 어우러진 산으로, 5월이면 철쭉 축제도 볼만하겠고
덕유산과 황매산,가야산 등 너른 조망과 지리산 웅석봉에서부터 서북능선 바래봉까지
한꺼번에 펼쳐볼수 있는 지리산 조망처로도 손색없는 곳이었다.
나에게 대봉산은 첨봉 오르며 경험한 한여름 꿈같은 오묘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녹음이 올라오는 봄날, 야생화 찾아 다시 와보고픈 대봉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포스팅한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지만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이젠 우연이라도 이 글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에서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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