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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함양/거창 월봉산 (남령~칼날봉 수리덤~ 노상마을)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세번째 책,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인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에서는 야생화 부분에도 할애를 좀 했었다면

이번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에서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산지와 트레킹지에도 비중을 두어 소개하게 되었다.

물론 암릉 산행지와 여름 산행지, 단풍산지, 강원도를 대표하는 설경산지 등

사계절 아름다운 산야를 두루 소개하고, 새로운 정보들도 꼼꼼히 체크해 담아보았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고요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1년 6월 덧붙임)

 

~~~~~~~~~~~~~~~~~~~~~~~~~~~~~~♥♥

 

월봉산.

늘 가봐야지 하면서도 기회가 닿지 않던 곳~

모 산악회에 공지가 올라오니 따라 나선다.

 

산행코스 :남령~수리덤(칼날봉)~월봉산~큰목재~은신치~노상마을

                   (은신치에서 하산하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은신치를 지나 내려서게 되었다.

                    은신치에서 하산했을 경우 약 10km. 이날 나는 약 12km)

 

 

함양군 서상면과 거창군 북상면의 경계인 남령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해발이 895m라니 꽤나 높은 고개에서 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월봉산까진 3.6km

 

 

 

구불구불 남령은 남덕유의 영각사쪽으로 이어진다.

함양 서상면 방향이다.

이곳에 서니 영각사에서 이렇게 가까웠구나  새삼 실감을 한다.

 

 

 

남령 건너편은 남덕유로 이어지는 비탐구간이다.

남덕유에서 월봉산 수망령 금원 기백으로 이어지는 진양기맥의 첫 구간이기도 하다.

날이 흐려 아직 남덕유가 선명히 들어오질 않는다.

 

 

 

그렇게 이게 긴가싶은 봉우리들을 한두번 넘으면

이름값답게 뾰족 솟은 칼날봉(수리덤)을 만난다.

다른 계절이라면  바위를 타고 올라보겠지만 막 내린 눈으로 위험해 우회하여 올라야 했다.

 

 

 

아침에 잠시 흩뿌린 눈발이 제법이나 많이도 쌓였다.

다른 산지에서야 이 정도 눈은 그냥 당연한거라 생각했겠지만

여긴 경남 함양땅..눈 귀한 경상도의 눈이란것 만으로도 신선함이 아닐수 없다.

 

 

 

칼날봉 정상부로 올라서니 미끄러운데다 약간은 아찔하다.

수리가 앉아 있는 형상이라 해서 수리덤이라 하였다는데

다른 계절에 다시 와서 살펴보고 싶어졌다.

 

 

 

좀 지나와서 본 칼날봉(수리덤)과 바로 좌측 뒤로는

남덕유산이 베일을 벗겨가고 있다.

 

 

 

칼날봉과 우측 뒤로는 삿갓봉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이렇게 남덕유와 덕유산이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너무 늦게 찾은 월봉산이 된것같아 쑥쓰럽기만 하다.

 

 

 

가야할 월봉산도 설산으로 변해 있었다.

이 시기 조금은 썰렁한 산을 마주할수도 있었는데

조금의 눈이 새로운 월봉산을 마주하게 해주었다.

 

 

 

이곳에 서면 수망령이란 고개를 사이로 금원산과 기백산을 만날수가 있다.

그러니까 황거금기(황석산 거망산 금원산 기백산)를 끼고 하는 산행이 된다.

어디로라도 연결할수 있는 매력적인 산군이 아닐수 없다.

가운데 금원산과 우측 뒤로 기백산.

 

 

 

남덕유에서 뻗어내린 뾰족 할미봉과

좌측으로 장수의 구시봉(깃대봉)으로 뻗어가는 대간 능선도 들어오고~

 

 

 

 

월봉산으로 가는 길은                

크게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꽤나 스릴 넘치는 바위들을 지난다..

그동안 궁금했던 월봉산은 기대 이상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바위가 많아 눈 내렸을때는 조심해야겠다.

아이젠을 했는데도 왜 이리 자꾸 미끄러지나 했다.

이상해 뒤집어 보니 에구~아이젠이 다 닳아버려 날카로움이란 찾아볼수가 없다.

쇠는 닳지 않을거란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겨우 2년을 사용했는데도 쇠로 만든 아이젠은 아주 맨질맨질 평평~^^

 

 

 

조심조심 큰 바위를 내려서는 님들.

이름이 덜 알려진것에 비해 가는 길 내내 조망이 아주 좋을뿐더러

멋드러진 바위들도 이어졌다.

 

 

 

가운데 뒤 월봉산과 좌측으론 금원산으로 이어지는 수망령.

 

 

 

 

그동안 남덕유에 서면 워낙 여기저기 볼거리 넘쳐나니

그저 월봉산은 있는듯 없는듯 그림자 취급을 했었나 보다.

이리 조망 좋고 암릉 좋은 월봉산을 지대로 보지 못했음을 반성하오~^^

 

 

 

가운데 뒤 남덕유에서 서봉 거쳐 좌측으로 할미봉과 육십령으로 대간길은 이어진다.

 

 

 

 

가운데 할미봉 지나 좌측 육십령으로~

육십령에서 할미봉 서봉 남덕유로 이어지는 길은 조망도 좋을뿐더러

겨울 설경이야 말할 필요 없겠고 봄 여름의 야생화 산행으로도 좋은 곳이다.

 

 

 

장수군 장계 방면과

너머로는 장안산과 백운산 선각산과 덕태산 등 아름다운 산들이 너울을 그려갈 것이다.

 

 

 

억새길을 지나고 좌측 위 월봉산으로 간다.

어느 님의 붉은 의상이 억새길과도 잘 어우러지고~

 

 

 

가까운듯 하지만 아기자기 암봉을

몇번 오르락내리락 해야 월봉산 정상을 밟을수가 있었다.

저기 보이는 바위가 거북바위라 그랬던가~

 

 

 

다시 밧줄 구간을 올라 아까 거북바위라 했던 곳에 오른다.

뒤로는 남덕유와 삿갓봉 무룡산 그리고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능선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좌측 남덕유와 가운데 수리덤 뒤로 삿갓봉 그 우측으론 무룡산.

무룡산 우측 뒤론 흰눈이 더 쌓인 중봉과 향적봉으로 이어진다.

 

 

 

바람이 거세다.

좀 아찔하지만 조망 좋은 명당을 그냥 지나치긴 아쉽다.

남덕유~덕유 능선이 안개속에서 벗어나고 있으니 기분좋은 짜릿함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올해 산행계획은 일단 함양과 거창 합천 방향의 산군들을

하나하나 밟아보는 것이다.

몇년전 다녀온 곳들이 많지만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도 못한채

기억나지 않는곳들이 너무도 많다.

그 첫 일환으로 찾은 월봉산.기대 이상의 조망에 너무 늦은 걸음이지만 뿌듯하기만 하다.

 

 

 

오른쪽 수리덤에서 걸어온 길.

뒤로는 남덕유가 위용있게 솟았다.

 

 

 

스릴 있는 암릉길은 이어지고

 

 

 

부는 바람만큼이나 처음 서 보는 이 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왜 그동안 뒤로 미루기만 했었던지~

경남의 한 이웃님이 가을쯤 다녀오신걸 보고 그동안 너무 발걸음 뜸한

함양 거창의 산지가 그리워졌었다.

 

 

 

남덕유의 명성에 살짝 가려졌던것도 사실이지만

암릉과 육산이 조화로운 산행지란걸 알게된 기쁨도 크기만 하다.

 

 

 

오른쪽 뾰족 봉우리를 넘어 좌측 뒤가 월봉산.

 

 

 

암릉길이 많으니 확실히 길은 더 수려해 보이고~

 

 

 

큰바위들 옆으로 올라서는 길은 조금 미끄럽고 가파라서인지

잠시잠시 지체도 이어지고~

 

 

 

월봉산 전위봉.

뾰족 봉우리 앞에서 잠시 숨도 골라보고 쉬어간다.

 

 

 

 

뇌는 습관적으로 하는것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뇌발달에 좋은 방법 중 한가지는 새로운 길로 가보는 것이라 했다.

머릿속으로 훤한 그 길 말고 처음 가보는 길..

낯선 그곳에서 느낄 조금의 두려움과 함께 찾아오는 성취감.

그러니 처음 걸어보는 길의 희열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듯 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살다보면 한번쯤 큰 갈림길에 서게 되는 순간을 맞는다.

어느 길을 택하든 후회가 뒤따를수도~ 막연한 다른 길을 그리워할수도 있을 것이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가 어쩌면

그 길을 향해 다시금 걷게 되는 원동력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감암산 황매산의 누룩덤 같은 정상 바로 아래 바위를 지나면

 

 

 

경남 거창군 북상면과 함양군 서상면에 걸쳐 있는 1239m 월봉산에 선다.

주변엔 남덕유산과 거망산 금원산과 기백산 등의 이름난 산들이 포진해 있고

진양기맥이 지나는 길이기도 하다.

 

산봉우리가 달처럼 생겼다 하여 월봉산이라 하였다고도 하고~~

확 트인 조망처에 앉아 맞는 달빛은

얼마나 사람 마음을 또 감성적으로 만들지 언젠가 그런 밤을 맞아도 보고싶다.

 

 

 

좌측 남덕유에서 우측 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다시 담아보고~

시계 좋은 날이라면 덕유산 능선이 아주 시원스럽겠다.

멀리서 봐도 저 덕유능선에 섰을때의 짜릿함이 전해지는듯 하다.

 

 

 

월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함양군 서상면 일대.

좌측 뒤가 괘관산이면 그 너머론 지리산이 넘실거렸을텐데

눈을 감고 대신 그려넣어 본다.

우측으로 백운산 영취산 장안산으로 이어지는 너울도 아련하기만 하다.

시야가 많이 트인날은 아니지만 연한 수채화 같은 산야가 아름답기만 하다.

 

 

 

이제 좌측 뒤로 황석산과 거망산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뾰족뾰족 황석산과 그 우측으론 거망산.

새삼 이곳이 저 황거금기와 무척이나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고

저 황석산의 뾰족 암릉과 산성길은 한번만 다녀와도 깊게 각인되는 인상깊은 산이 아닐수 없다.

 

 

 

수망령에서 길게 이어지는 임도와 가운데 위론 금원산과 우측은 기백산.

좌측 뒤로는 흐릿하지만 수도산과 단지봉을 분간할수 있겠고~

사진상으론 잘 드러나지 않지만 금원산 좌측 뒤로 가야산도 넘실거린다.

 

 

 

월봉산을 지나 수망령 방향으로 간다.

 

 

 

그 큰 몸짓만큼이나 이 시기엔 가장 시선을 많이 받는 수리취.

 

 

 

월봉산에서 1.3km 온 지점.

이곳을 큰목재라 부르는 분들도 있고 수망령삼거리를 큰목재로 부르는 분들도 있는데

지도상엔 수망령삼거리가 큰목재로 되어 있다. 여튼..

이곳에서 우측 노상마을로 내려설수 있지만

여기까지 오지 않고도 월봉산 헬기장 지나 바로 노상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하산들을 하였다.

 

 

 

한번 더 깔딱을 올라서니 수망령 갈림길이다.

이제 여기서 수망령으로 가면 금원산 기백산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론 거망산 황석산으로 이을수가 있다.

진양기맥은 여기서 수망령과 금원산 기백산으로 가야 하고

은신치로 가려면 우측 거망산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은신치로 가면서 보니 이제 가운데 뒤 황석산의 뾰족 암릉도

그 우측 거망산도 한결 가까워졌고~

우측 쑥 들어간 은신치에서

좌측으로 은신암과 용추폭포로 내려서는 골짜기도 뚜렷이 드러났다.

은신치에서 우측은 노상마을로 내려설수 있을 것이다.

 

 

 

수망령 너머 좌측의 기백산은 손에 잡힐듯 바로 저곳에 있었고~

황거금기 어디라도 아우를수 있는 용추계곡도 반가움이고

생각 같아선 어디로든 이어가고 싶은 곳이다.

다른 계절 다시 찾을날을 남겨둬야겠다.

 

 

 

집게발 같은 뾰족 황석산의 암릉과 황석산성의 형태도 그대로 전해지는듯 하다.

우측의 거망산은 월봉산과 연계하면 참으로 좋을만큼 가까이에 있었다.

다음에 저곳에 올라 오늘 걸은 이길을 벅찬 마음으로 되짚어 보리라.

 

 

 

산악회로 왔지만 사람 한명을 찾아볼수가 없다.

월봉산까지는 그래도 간간이 이어져서들 걸었는데

월봉산 바로 지나 노상마을로 내려서는 사람들이 많았고

처음부터 앞쪽으로 치고 나간 두명이 지난후론 앞뒤 어디에도 사람을 볼수가 없었다.

 

 

 

덕분에 난 조망이 트이는 곳곳에서 원없이 바라다보고 독식을 해본다.

황석산과 거망산,금원산과 기백산은 늘 막연하게

들날머리를 용추쪽으로만 생각한건 참 협소한 생각이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하게 이어지는 길들이 있었는데 말이다.

 

 

 

새로운 산행지에 대한 호기심과 들뜸으로 선 지금,

말 대신 큰 쉼호흡으로 감격에 마지 않는다.

 

 

 

지나온 월봉산 능선과

 

 

 

 

그 아래 노상마을과 노상저수지로 이어지는 깊은 골도 드러났고~

 

 

 

좌측 월봉산을 내려와 우측 큰목재 삼거리를 지나왔다.

그 뒤로는 삿갓봉과 무룡산도 걸렸다.

 

 

 

당겨본 삿갓봉과 무룡산.

 

 

 

 

어쩌다보니 노상마을과 용추 갈림길이 있는 은신치를 지나왔다.

이곳에서 앞 선 두사람의 발자국이 끊긴걸 보니 거망산까지 다녀오려다

시간이 안되어 이곳에서 그냥 노상마을로 빠진듯 보였다.

나 역시 거망산에 다녀올까 고민했지만 산악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니

아쉬운 거망산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내려선다.

다행히 내가 바위조망터에서 쉬는 동안 한분이 지나오셔 함께 내려설수 있었다.

 

 

 

노상마을이란 이정표는 따로이 없었지만 벌목이 잘 되어

길은 어렵지 않았고 다른날 사람들이 다닌 흔적들이 보였다.

여튼 능선상에서 노상마을은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되겠다.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계곡을 내려서니

함양군 서상면 노상마을 초입에 들어선다.

은신치에서 바로 내려섰으면 20분, 1~2km 정도 줄어들듯 보였다.

 

 

 

주변 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월봉산은 

조망이 시원스럽고 아기자기 암릉길은 스릴을 만끽하기 충분했다.

처음이란 말보다 설레는 순간은 없다.뿌듯함으로 남는 월봉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공감과 댓글도 영원히 날아가 버렸다.

이젠 이 글을 우연히라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를 통해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