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세번째 책,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인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에서는 야생화 부분에도 할애를 좀 했었다면
이번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에서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산지와 트레킹지에도 비중을 두어 소개하게 되었다.
물론 암릉 산행지와 여름 산행지, 단풍산지, 강원도를 대표하는 설경산지 등
사계절 아름다운 산야를 두루 소개하고, 새로운 정보들도 꼼꼼히 체크해 담아보았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고요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1년 6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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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주전골의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원래 계획은 만경대에 가려는 것이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6시 30분 차를 타고 오색터미널에서 내려 오색약수로 가는 길.
만경대(만경대라 부르기도 하고 망경대라 부르기도 하고 ~) 영향으로
한계령에서부터 이미 길가엔 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다.
길가의 산악회버스들은 용소폭포 탐방센터 입구에 사람들을 내려주고 가기를 반복했고~
철분 성분이 많아 톡 쏘는 맛과 주변 바위들마저 검붉게 변한 오색약수.
이미 그 주위론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천불동계곡의 축소판이라는 주전골 입구에 독주암이라는 멋드러진 바위 하나가 우뚝 섰다.
정상부에 겨우 한사람 앉을 정도로 좁다하여 독좌암이라 하다가
현재는 독주암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높이 올라서야만 설악은 아니었다.
이렇게 낮은 곳임에도 온갖 웅장하고 듬직한 바위들로
주전골의 모든것은 볼거리 넘쳐난다.
가을 분위기 흠씬 풍기는 주전골. 흘림골으로의 통행은 통제가 되고 있었다.
옛날, 강원 관찰사가 한계령을 넘다가 이곳을 지날 무렵
어디선가 쇠붙이 두들이는 소리가 들려
하인을 시켜 쇳소리 나는 곳을 찾아 살펴보게 하였다.
하인은 10명의 무리들이 동굴 속에서 위조엽전을 만드는걸 보고
이 사실을 보고하니 관찰사는 대노하여 그 무리들과 동굴을 없애버렸다.
그 이후로 이 골짜기는 위조엽전을 만들었던 곳이라 하여
쇠를 부어 만들 주,돈 전 자를 써서 주전골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 위조지폐의 소굴 주전골이 오늘날 아름다운 단풍명소가 되었다.
설악 정상부를 포함한 높은 곳으론 산행을 할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다면
주전골은 누구라도 가볍게 거닐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그러니 이맘때 단풍이 물들어갈때면 많은 사람들이
이 주전골과 흘림골로 모여들기 마련이다.
여기저기 절경에 취한 사람들~사진 찍기 바쁘다.
너나할것없이 요즘은 셀카봉이 대세다.
처음 셀카봉이 나왔을때만 해도 뭐 저런걸로 사진을 찍냐고들 했었는데
이제는 남에게 사진부탁하지 않아도 되고
좋은 풍경 앞에서 실컷 남길수 있으니 최고의 발명품 대열에 끼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나도 카메라에 셀카봉 하나 만들어 다닐까보다~^^
캬~ 주전골의 단풍이 이리 아름다웠던가~
줄줄이 선 기암들 사이사이마다 고운 색들이 채워지고 있다.
파란 하늘에 편지라도 쓰고 싶은 계절이다.
옛 노래라고 치부해버렸던 가사가 어느날 가슴속에 들어온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고은의 시에 김민기가 곡으로 만든 -가을편지-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이 구절을 자꾸 읊조리게 된다..
가을은 산을 통해 우리에게 편지를 쓰는 공간이라 했다.
굳이 누군가의 답장이 없으면 어떠하고
꼭 보내야 할 사람이 떠오르지 않으면 또 어떠하랴~
가을은 누구라도 시인이 되고
누구라도 감성 깊은 가을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위용 넘치는 주전골의 암봉들.
주전골의 핵심~용소폭포다.
붉은 단풍과 더불어지니 그 아름다움은 절정에 다다랐다.
그다지 크지 않아 비대하거나 무섭지 않아 좋고
그렇다고 존재 각인시키지 못할만큼 초라하거나 작지 않아 좋다.
옛날에 이 물못에서 천년을 살던 이무기 두마리가 하늘에 오르려 햇으나
암놈 이무기가 준비가 안되어 하늘에 오를 시기를 놓쳐
폭포 옆의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놈 이무기는 혼자서 하늘에 올라간거래~
의리 없는 수놈 이무기 같으니라구~^^
위쪽에서 바라보니 그 물색은 더 진하고
패인 바위 구뎅이와 단짝인양 어우러짐이 환상조합이다.
사람은 순식간에 늘어나 용소폭포 위쪽으론 더 이상 올라가기 갑갑하게 느껴졌다.
만경대쪽으론 줄을 서다 못해 아예 꼼짝 못한다고 그냥 내려오신다는 님들.
그렇지 않아도 용소폭포까지도 늘어난 단체객으로 더 이상 올라가야할지 고민했는데
인파에 스트레스 받느니 그냥 내려서는 길을 택한다.
어느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언제 돌아올지도 모를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같다 했다.^^
사람 많은걸 스트레스로 여기지 않는 분이라면 기다렸다 망경대를 보아도 될것이고
그건 각자가 선택할 몫이겠다.
발길을 돌려 붐비는 상가지역도 지나고 슬슬 남설악탐방센터 입구로 올라가 본다.
일단 사람 터널에서 빠져나오니 여유로워 좋다.
46년만에 개방이라는 만경대.그 기간도 짧은데다
더 이상의 개방이 없을거란 생각에선지 평일,주말 할것없이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행여 사고가 날까도 걱정스런 요즘이다.
맛뵈기로 보여줬으니 어쩌면 다시 개방할 날도 멀지 않았으리라 기대해 본다.
사람 심리가 그러지 않은가..더 이상 이게 마지막이야~하면
왠지 가봐야할것 같고 해야할것 같고~ 오늘이 아니면 더 이상 못볼것 같은 뭐 그런것~
남설악탐방센터를 들어서니 벌써 11시가 넘었다.
만경대 영향으로 한계령에서 남설악탐방센터까지 관광버스며 승용차까지 도로에도 많은 차들이 서 있었다.
주전골과 오색약수 입구는 오색탐방센터.
상가지대 지나 대청봉 올라가는 입구는 남설악탐방센터.
대청봉에 바로 올라가는 대신 2년전에 한번 가보았던 독주골로 들어가본다.
남설악탐방센터 입구 들어가 좌측으로 들어서면 긴 계곡길이 시작된다.
끝없는 계곡길 따라 계곡을 건너고 다시 또 건너고~
물들어가는 독주골의 단풍.
관심 없을땐 그저 노랗게 물드는 나무였는데
생강나무에도 꽃과 열매뿐이 아닌 나뭇잎도 이리 고운 아이였다는것도 알게되고~
검게 익은 생강나무 열매와 노랗게 물든 생강나무 잎.
노루삼 열매도 진한 결실을 맺었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독주골의 청정함에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이제야 좀 살것 같다.
콸콸 쏟아지는 계곡물이 한겨울의 얼음물인양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 속에 떠 있는 단풍잎 하나는 어찌나 또 청초해 보이던지
가을빛인지 겨울빛인지~아님 봄의 파릇함처럼도 느껴지고
어쨋든 시원한 계곡물과 단풍잎 한장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온다.
그렇게 계곡을 오르고 오르니 독주골의 첫번째 막내폭포에 도착한다.
백장(百丈)폭포다.한장은 한자에 열배로 약 3m에 달한다 한다.
음~ 그럼 백장이라 하면~
백장폭포에서 조금 더 오르니 멀찍이서 두번째 폭포 천장폭포도 보이기 시작하고~
두번째 폭포 천장폭포다.
2년전 왔을때보다 수량은 적은 편이지만
단풍에 둘러쌓인 모습이 어렵게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폭포는 사진상으로보단 직접 만났을때 더 크고 아름답다 느꼈다.
하늘은 마치 블루스크린을 친듯 파랗고~
그 아래 타들어갈듯한 단풍과 직접 보면 훨씬 거대하고 환호하게 되는 천장폭포.
한폭의 색감 좋은 산수화를 보는듯 하다.
2014년 10월에 찾았던 천장폭포의 모습이다.
함께했었던 S언니도 잘 지내시리라 믿는다.
길도 전혀 모른채 둘이서 무작정 올랐었던 날~덕분에 오늘은 무난하게 잘 찾아들었다.
수량이 많은 날이면 폭포는 몇배 이상으로 살아나는듯 할것이고
그 아름다움과 환호도 몇배에 달할 것이다.
이날 처음으로 알게된 독주골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남설악탐방센터에서 대청 오르는 길,
다른 안쪽으론 사람 손이 타지 않은 이런 계곡이 있다는것도 알게된 날이었다.
천장폭포 위쪽으로 오르니 눈부신 분수가 펼쳐진다.
떨어지는 폭포수를 맞으며 이 길을 통과할때의 기분은 어찌나 짜릿하던지~
이제 폭포는 바로 위 만장폭포인 독주폭포로 이어진다.
백장폭포,천장폭포,그리고 만장폭포..
토왕성폭포와 대승폭포 그리고 여기 독주폭포를 설악산의 3대폭포라 흔히 말한다.
장수대의 대승폭포는 늘 개방되어 있지만
토왕성폭포는 1년에 한번 빙벽대회가 있을때 개방을 하곤 했었다.
이제 그 토왕성폭포도 개방을 맞은지 벌써 1년이 되어간다.물론 전망대까지지만.
절대 열리지 않을것 같은 문도 시간이 지나면 옛 이야기 하면서 개방을 맞게 되고
세상도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다.
이 독주골 독주폭포도 그런날 있을거라 기대해 본다.
개방을 한다 하면 한동안 인파에 몸살을 앓는다.
결국 난 개방 맞은뒤 토왕성폭포도 가보지 못했고 만경대 역시
그 인파가 무서워 뒤돌아 내려와야 했다.
이제 1년이 되는 시점에서 토왕성폭포도 여유롭게 둘러볼 생각이다.
바위골 사이에서 흐르는 물줄기..
저런 모습을 보면 어느곳에서 물이 시작되는건지 늘 궁금하기만 하다.
저 끝으로 올라가보면 또 다른 물줄기가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또 이어지곤 했다.
독주폭포에서 뒤돌아보니 건너편엔 점봉산 자락이 걸려 있다.
이제부터 끝청으로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다.
희미한 길이 있는것처럼 이어지다 그것마저 사라지고
바위와 이끼가 섞인 미끄러운 밀림같은 곳도 지나야 하고
여하튼 길을 찾는건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그저 오르고 또 오른다.
2년전에도 그랬던것 같다.
다시 오면 길을 확실히 알줄 알았는데 길이란건 애초에 없다 생각하고 오르면 될것 같다.
독주폭포가 궁금해 오르신 분이었다면 다시 남설악탐방센터로 내려가는것도 한 방법일수 있다.
그만큼 끝청으로 오르는 일은 절대로 쉽지가 않다.
그렇게 없는 길을 뚫고 어렵게 능선상에 올라서니 드디어 대청봉이 보인다.
고생을 좀 했지만 오르고 또 오르니 끝은 있었다.
고생끝에 만나는 수리취라 그런지 더욱이나 반갑기 그지없고.
이제야 여유가 생겼다는 뜻일 것이다.포근한 모자같은 수리취.
후들거리는 다리로 끝청에 올라서니
가장 먼저 올라온 방향으로 점봉산이 떡 하니 버티고 섰다.
서북능선 귀때기청봉과 그 좌측 뒤로 가리봉과 주걱봉이~
귀때기청봉 우측으로는 뾰족한 안산이 그 모습 드러내셨다.
중청과 대청도 언제나처럼 같은듯
또 다른 모습으로 저 자릴 지키고 있고.
중청 자락 아래로는 소청과 소청대피소 그리고 봉정암이~
봉정암 우측으로는 공룡능선이 좌측으로는 용아장성이~
그리고 제일 뒷라인으로는 마등령과 황철봉으로 대간길을 잇는다.
고산부엔 단풍도 지고 눈이 내리기 전까진 조금은 황량하게까지 느껴질수도 있다.
이런 황량함은 또한 그 본연의 모습이 있어 좋기도 하고~.
다녀간지 20일밖에 안된 사이에 이미 겨울옷으로 갈아 입은 대청봉.
오늘은 주전골과 덕주골이 주인공이니 대청 오르며 많은 풍경 사진은 담지 않으려 한다.
운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울산바위 아래의 리조트단지도
오늘은 아주 가까이에 잡히고~
가운데 뒤의 달마봉을 기준으로 좌측으로 길다란 울산바위와
그 앞으론 신선대에서 마무리되는 공룡능선과
가운데 천불동계곡과 우측으론 칠성봉이 위용 드러낸다.
자주 올라서니 정상석 사진도 패스하기 마련~
하늘색이 너무 좋아 오늘은 대청봉(1708m) 정상석도 담아본다.
딱 20일전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막 단풍이 드는 10월초의 대청봉과 중청은 가을을 기다리는 설렘이었다면
지금의 설악은 그 완연함에 너그러운 편안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 짧은 사이 또 설악에 오고싶어 안달이 났었다.
며칠뒤면 첫눈 소식이 들려올테니 마음은 벌써 들썩거리고~
우측의 중청과 좌측은 오늘 독주폭포에서 올라온 끝청.
좌측 저 어드메 줄기따라 끝청으로 올랐다.에휴~다시 생각해도 쉽지 않은 길이다.
물론 정확히 길을 안다면 좀 수월할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가운데 뒤로는 서북능선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지고~
왼쪽의 끝청과
그 뒤로 뾰족뾰족 가리봉과 주걱봉이 존재 각인시키고~
가운데 귀때기청봉과 우측으로 뾰족한 안산.
화채능선으로 넘지 못하게 이제 지킴이까지
저곳을 자유로이 넘나들던 사람들은 이제 발이 묶일 것이다.
하기야 이곳은 새벽녘에 지나는 일이 많을테니 어차피 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넘게 되어 있었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 하지 않은가~
오후 4시 20분.
점봉산을 옆에 끼고 이제 오색으로 하산을 서둘러본다.
요즘 철이면 거의 하산 가까워서는 어둠을 만날 것이다.
오늘, 산에 다니며 그렇게 많은 인파를 처음 접했고
또한 독주골에선 주전골~만경대완 대조되는 풍경을 접했다.
같은 설악에서 하루동안 너무도 다른 또 다른 설악을 보았음이다.
오색으로 하산길은 단풍이 절정을 맞아
운치 가득한 가을길이 되었다.
이번주와 다음주까지 주전골과 흘림골 단풍은 절정을 이룰 것이고
설악산 어느곳이라도 아래로 모여든 단풍은 그 화사함을 뿌려댈 것이다.
역시 명불허전~설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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