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화탐방, 관악산 안양 등산코스~관악산 관양능선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산과 여행지 등 숨은 명소가 너무나 많다.
그곳에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가 더해지는 순간 더욱이나 특별한 장소가 된다.
이번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에서는 희귀식물,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자생하는 산과 여행지 위주로
탐방을 하였고 싣게 되었다.
목차는 해발 높은 산에 올라야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과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도 볼 수 있는 탐방지로 나눠 구성했다.
**식물의 분류체계에 있어서는 산림청 국가표준식물목록을 기본으로 따랐지만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분류체계를 따른 것도 있고 둘을 같이 표 기한 것도 있음을 일러둔다.
환경부와 산림청에서 지정·관리하는 국가보호종에 대해, 그리고 문화재 지정번호에 관한 이야기,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뀐 내용 등은 본문에 삽입했다.
전작들에 몇 차례 소개한 들풀꽃나무는 간단히 소개하거나 넣지 않았고, 대신 그 탐방지를 대표하는
야생화 위주로 실었다. 사진은 비슷한 다른 식물과 구별하기 쉽게 그 특징을 담으려 했고,
꽃만 봐서는 세세한 구별이 어려운 식물은 잎까지 함께 담았다. -머리말 중에-
2부 첫 목차인 대청도 편은 무엇보다 풍광이 절경이라는 점이다.
서풍받이와 조각바위 언덕, 농여해변과 나이테바위, 미아동해변, 모래울해변, 옥중동 해안사구 등 볼거리가 다채롭고
원나라때의 순제가 귀향 와서 머물렀던 장소 등에 대한 이야기 등도 흥미롭다.
대청도에는 삼서트레킹이 유명하다. 산과 해안을 두루 접할 수 있는 트레킹으로 삼각산과 서풍받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지질명소와 서해5도인 대청도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대청도에서 가장 돋보인 야생화는 단연 서풍받이 언덕을 장식한 금방망이와 당잔대
그리고 처음 대청도에서 발견되어 이름이 붙게 된 멸종위기종 대청부채다.
특이한 것은 꽃 피는 시간이 다른 꽃들과는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대청부채는 보통 오후 3~4시에
꽃을 피우고 밤 10시쯤에 오므라든다.
꽃봉오리 상태인 3시부터 그 기다림의 시간은 마치 거대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된 듯 변해 가는 찰나를
기대와 설렘으로 채우고 있었다. -본문 중에-
높은 수직절벽에 자리하고 있다 뿐, 관심을 가져 보면 그래도 한탄강 곳곳에서 눈 맞춤 할 수 있다.
기후나 환경보다도 사람들 발길과 눈길이 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쉽게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이 조건이
분홍장구채가 살아가기에는 오히려 좋은 서식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훗날엔 귀하다는 꼬리표 대신 군락으로 유명할 만큼 한탄강을 분홍빛으로 수놓길 바라 본다.-본문 중에-
험지를 찾아다니며 발품도 팔아 보고 하나의 대상을 보기 위해 수차례 같은 장소를 오가기도 한다.
나날이 변해가는 식생과 식물체계에 대해서도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아쉬움이 또 한 해를 채운다.
올해 남겨 둔 숙제들이 내년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 믿으며 이 글을 끝맺는다. -본문중-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은 시원한 풍경과 산길,
역사와 문화 유적 등도 함께해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담겼다.
https://0709im.tistory.com/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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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오지산행을 다니고 있었다.
길이 뚜렷하지 않아 때로는 알바를 오지게 해야 했고, 있던 길마저 내린 눈으로 사라져 고생도 해야 했다.
홀산에 평일산행을 하다보니 특히나 눈 내린 겨울철엔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위험한 상황과도 직면할 수 있어 깊어지는 겨울은 안전하게 유명산 위주로 돌아보려 한다.
관악산을 많이도 가봤지만 주로 서울에서 가까운 코스를 이용하는지라
어쩌다 하산때를 제외하면 안양쪽에서 들머리를 삼아 본 것은 많지 않았다.
정말 오랜만에 안양 관악산산림욕장을 들머리로 관양능선을 오른다.
산행코스 : 관악산산림욕장~육봉국기봉~팔봉국기봉~KBS송신소~연주대~서울대공대
(약 7km로 산행거리는 짧으나 암릉산행지는 볼거리가 많으니 여유롭게 진행해도 좋겠다.
시간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놀며 사진 찍으며 4시간 10분 소요.)
관양고등학교 앞에서 시작하려 했는데 공사중이라 하니
비산동종점에서 산림욕장으로 가는 방법을 택한다.
비산동종점으로 가려면 관악역에서 5625번, 5626번, 5713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인덕원역에서 둘레길 따라 관양능선으로 진입해도 된다.
들머리인 관악산 산림욕장 입구다.
잘 닦인 길과 체육시설들을 지나 국기봉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산림욕장엔 자연학습장과 유아체험장이 있고, 간촌약수터와 관상약수터도 있다.
산림욕장에서 20여분 올라서니 육봉국기봉능선 660m라는 이정목과
건너편 능선도 가까이 드러난다.
관악산답게 바로 암릉길이 시작되니 이 맛에 관악산에 오르는 것이다.
저 건너편은 운동장능선이라 부르고,
여기 관양능선과 나란히 육봉국기봉을 향하고 있는 능선이다.
예전엔 여기 관양능선을 운동장능선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기 운동장능선은 불성사능선(불성사남능선)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워낙 갈래갈래 수많은 암릉길로 뻗은 관악산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미 11월, 서울에 첫 눈이 왔다는데 아주 조금 흩날린데다
우리 동네에서는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으니 나는 이제서야 서울의 첫 눈을 만난거다.
눈은 많이 녹아내렸지만 조금은 썰렁했던 겨울산이
봄날의 그 향기처럼 꽃가루가 되어 온 산에 퍼지는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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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여유로운 산길이다.
그동안 오지산을 헤매느라 사진도 제대로 담지 못했고
길이 맞는지 어쩐지 어디가 정상인지도 모르고 지나치기도 하고,
시간에 쫓기고 교통편 걱정해야 하고, 길을 잃기도 하면서 많이 지쳐 있던 상태였다.
몸은 고되고 지쳤지만 그동안 다 채워지지 않았던 갈증 하나를 푼듯 해
그나마 겨울맞이가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이번 겨울은 유명산 위주로 가볍게 돌아보고, 다시 봄이 되면 그 길을 이어보려 한다.
똑딱이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사진은 많이 담지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오지산들만 묶어 정리해보려 한다.
올라온 길 뒤돌아 보니, 안양시 인덕원 일대와 우측 연기 뒤로 모락산이 보인다.
모락산은 조그마하지만 암릉도 알차고 일대 주민들에겐 좋은 산책로가 되어준다.
모락산만을 다녀오기 아쉽다면 가운데 뒤 백운산 광교산과 연계하여도 좋다.
전망대에 올라서 더 자세히 살펴보자.
정말 오랜만에 이 길을 오른다. 예전엔 전망대 데크길이 없었다.
스릴은 줄어든 대신 대중적으로 한결 가볍게 오르기는 좋아졌다.
전망대 데크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조망이 아주 시원스럽다.
주변에 유명한 산지들을 짚어볼 수 있게 전망 안내도도 설치되어 있으니
과천과 안양 일대를 둘러보기에도 아주 좋다.
먼저 정부과천청사가 있고 서울대공원이 있는 과천 시가지와
위로는 올라보지 않은 사람도 다 들어봤음직한 유명한 청계산이다.
좌측 옥녀봉부터 매봉, 가운데 군부대가 있는 정상, 그 우측으로 석기봉과 이수봉 국사봉으로
향하는 봉우리들이 뚜렷이 잡힌다.
좌측 옥녀봉 뒤로 보이는 희미한 능선은 검단산과 청량산(남한산성) 라인이다.
좌측 청계산부터 가운데 쑥 들어가는 하오고개를 지나 우담산과 바라산을 지나면
맨 우측으로 백운산과 광교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름하여 청광종주(또는 광청종주)라 부른다.
산에 좀 다닌다는 사람들에게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던 종주길이기도 하다.
청계산 옥녀봉부터 광교산까지 약 25km로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길이다.
그리고 좌 모락산, 우 수리산이다.
좌측은 의왕, 우측은 안양 시가지다.
적당히 내린 눈이 수리산 깊은 골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으니
오늘 수리산은 전혀 다른 모습인듯 새롭기만 하다.
전망대 뒤로는 올라야 할 육봉국기봉이고, 그 우측으로는 육봉능선이다.
스릴 하면 육봉능선을 빼놓을 수 없다.
위험한 봉우리들도 있어 관악산에서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능선이기도 하다.
전망대를 지나 육봉국기봉으로 향하는 길은 암릉이 더욱이나 실해진다.
올라갈만한 곳은 네발로 기어 오르고, 도저히 안될 곳은 우회로를 찾아든다.
오묘하고 독특한 형상의 바위 하나도 지난다.
가물치바위라 하시는 님들도 계시고, 투구바위, 큰코바위, 남근석이라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여튼 생명력이 있듯 그 끝이 꼬물거리는것만 같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관양능선 바윗길 한번 구경해보자.
느적거리며 이런 바위, 저런 바위 구경하며 오르는 길은 말 그대로 힐링길이 된다.
바쁠것도 없고, 빠르게 걸어야 할 이유도 없으니 이래서 도심 산이 좋은 이유다.
어디로 하산을 해도 교통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또한 좋다.
바위틈에서 자란 소나무 하나도 멋스럽고
흉내낼 수 없는 바위들의 다양한 문양들도 이 길을 즐겁게 해준다.
내 눈엔 고래밥에 들어있음직한 온갖 생명체들이 모여 있는것만 같다.
바위들 하나하나는 녹고 있는 눈과 절묘히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행히 오르는 사람도 없으니 사진 찍고 몇 발자국 가서 조망 감상하고
오랜만에 하는 셀카놀이에 손이 시려워도 재미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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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어느 능선인들 암릉이 좋지 않겠느냐만 관양능선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짧지만 임펙트 있는 능선이라 말하고 싶다.
바위는 원없이 누려볼 수 있고, 적당한 스릴감이 있지만 위험하지 않고
그리 긴 코스가 아니니 피로도도 줄어드니 좋다.
물론 바위산은 코스가 짧아도 늘 조심해야 하고,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은 기본에
눈이 내렸을때는 특히나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운동장능선 너머로는 철탑이 세워진 삼성산이다.
설산으로 덮혔을땐 바위의 위용이 살아나지 못해 아쉬움도 살짝 있는데
적당히 쌓인 눈은 보기좋게 바위들을 드러내고 있다.
육봉국기봉이 가까이 드러났고, 그 아래로는 어느 주상절리가 부럽지 않을만큼
많은 기암들이 위풍도 당당히 나열되어 있다. 우측으로는 과천으로 뻗은 육봉능선이다.
육봉국기봉으로 향하는 데크 계단을 따라 오른다.
햇살을 등지면 이렇게나 파란 하늘이 드러나니
새하얀 눈과 대조를 이뤄 더욱이나 그 색감이 돋보인다.
관양능선과 육봉능선이 만나는 육봉국기봉에 오른다.
관양능선은 육봉능선에 비하면 순탄한 편이라서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코스다.
물론 육봉능선 역시 우회하고 조심하면 그리 어려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암릉이 만만치 않은 능선이다.
육봉 전망대에 서니 안양 일대가 시원스럽게 들어온다.
가운데 유독 골들이 도드라져 보이는 수리산이다.
수리산의 슬기봉과 태을봉 꼬깔봉 수암봉, 각자의 봉우리들이 선명하게 라인을 그었다.
수리산 뒤쪽은 군포시가 자리한다.
바로 아래 좌측으로 올라온 관양능선과 우측은 운동장능선,
운동장능선 바로 뒤는 항공무선지표소가 있는 비봉산이다. 비봉산 역시 나지막하지만 주변 조망이 좋다.
맨 좌측 수리산 우측으로는 나지막하게 한남정맥 줄기들이 이어진다.
한남정맥은 서울에서 가깝고 주로 도심을 많이 지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치기 좋은 정맥이기도 하다.
앞쪽에 운동장능선 우측으론 수목원능선이며 불성사계곡, 삼성산과 관악산, 서울대로, 안양유원지로
저 골짜기 골짜기들이 다 연결되어 관악산의 다양한 코스로 이어지게 된다.
가운데 삼성산이다. 넓은 의미로 삼성산과 호암산은 관악산에 포함된다.
삼성산 정상은 군부대가 자리하고 철탑이 세워져 있다.
삼성산 정상 우측으로는 장군봉과 호암산 능선, 정상 좌측으로는 국기봉과 천인암능선이다.
저 너머로는 영종도가 있는 인천과 서해가 넘실거릴테다.
좌 청계산에서 가운데 하오고개를 지나 우측 우담산과 바라산, 광교산과 백운산으로~
그 아래엔 바라산자연휴양림과 백운호수도 자리하고 있다.
이젠 좌측 뒤로 성냥개비처럼 우뚝 솟은 잠실타워도 보인다.
잠실타워 우측의 낮게 솟은 산은 구룡산. 그 우측으로는 옥녀봉과 매봉 청계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맨 뒤로는 예봉산과 예빈산 검단산 용마산 남한산성(청량산) 능선이다.
화면 아래 우측으로는 육봉능선때 만나는 문원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관악산 하면 고양이가 떠오를만큼 곳곳 사람들 발길 닿는곳엔 고양이가 많다.
아직 어린 새끼 고양이 두마리,
누군가 던져 준 먹이를 먹고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펄쩍펄쩍 뛰어논다.
반려동물 천만명 시대라니 먹이 주고 이뻐해 주는 사람도 많을테다. 잘 먹고 잘 살거라.
내려온 육봉국기봉이다. 그 뒤가 육봉능선의 5봉이다.
아~아름답기도 하여라.
파란하늘과 솜사탕처럼 내려앉은 순백의 결정체와 멋드러진 바위가 만들어 낸 앙상블이다.
이젠 우측으로 송신탑도 보이기 시작한다.
육봉국기봉에서 정상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앞쪽에 팔봉국기대가 있고
그곳에서 좌틀하면 팔봉능선으로 향하게 된다. 맨 좌측의 우뚝한 바위봉은 팔봉능선의 7봉이다.
우측에 KBS송신소가 지표처럼 솟아 있고
그 바로 좌측으로 살짜기 연주대의 기상관측소 건물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 학바위능선이다.
학바위능선도 볼만한 바위들이 아주 많다.
우측 7봉에서부터 그 좌측으로 팔봉능선이 늘어서 있다.
육봉은 여섯개의 봉우리, 팔봉은 여덟개의 봉우리가
저마다의 형태로 기암을 자랑하는 관악산의 대표적인 암봉코스다.
뒤로는 좌측 삼성산과 우측 장군봉 라인이다. 여기 아래 소나무 숲엔 불성사라는 절이 있다.
육봉에서 팔봉국기봉으로 향하는 능선부엔 눈이 제법이나 많이 쌓였다.
매년 찾아오는 겨울이고 설산임에도 그 새롭고 설레는 마음은 해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설렘이 없다면 산에 오르고픈 유혹마저 사라질지 모르겠다.
소나무 눈송이에 아늑하게 안긴 팔봉국기봉이다. 예전엔 태극기가 달려 있었는데 지금은 대만 꽂혀 있다.
그 또한 누군가가 관리를 해서 펄럭이던 태극기였을 것이다.
소나무 눈꽃 터널 뒤로 KBS 송신소마저 동화속 궁전이 되는 마법이다.
햇살에 많이 녹았을거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도
이처럼 포근하고 아름다운 설산을 만나게 되니 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 하나 내게 있으니
때로는 가슴 아린 그리움이 따습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주고 싶은 마음 다 못 주었으니
아직도 내게는 촛불 켜는 밤들이 남아 있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올해도 꽃을 피우지 못한 난초가 곁에 있으니
기다릴 줄 아는 겸손함을 배울 수 있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내 안에 찾지 못한 길이 있으니
인생은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기 때문.
모자라면 모자란 만큼 내 안에 무엇이 또 자라난다.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행복한 결핍/홍수희
팔봉국기봉을 막 지나서면 이 길의 명물인 횃불바위(불꽃바위)를 만난다.
마치 성화 봉송이라도 할듯 활활 타오르는 모습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관음바위나 촛불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횃불바위(관음바위) 뒤로 장군봉의 장군바위도 보인다.
장군봉능선 역시 암릉이 좋다.
큰 바위들을 옆에 끼고 다시 연주대와 송신소 방향으로 간다.
사람 심리가 안 가본 곳, 멀리 있는 곳에 호기심을 느껴 그렇지
우리 곁에 늘 가까이 있는 관악산은 정말 보배같은 산이다.
도심에 이리도 드넓게 펼쳐지는 암릉산행지가 어디 흔한가 말이다.
수없이 갈라지는 그 능선들 이름 다 숙지하기도 어려울만큼이니 말이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도 된듯한 기분이 되어 눈길을 걷는다.
저 송신소가 마법의 나라 궁전이 되어 이끌고 있는것처럼 말이다. KBS송신소 뒷길 아래를 지나
송신소 앞을 지나면 이제 연주대와 연주암은 지척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짜잔~
정상의 기상레이더관측소와 연주대가 관악산의 상징처럼 흐트러짐 없이 섰다.
저 말바위능선따라 정상으로 가도 되고 우회해 가도 된다.
말바위능선 역시 암릉이므로 눈이 내렸을땐 주의를 해야겠다.
늘 가는 정상, 그냥 지나칠까를 고민하다 잠깐 들렀다 바로 내려오기로 한다.
우측 깔딱고개에서 우회해 정상 갔다가 저 말바위능선을 타고 다시 깔딱고개로 내려오는걸로~
물론 정상에서 바로 자운암능선 타고 서울대로 하산해도 되지만
이미 바윗길을 원없이 거닐었으니 하산때는 그냥 쓩~ 다이렉트로 내려가고 싶은거다.
우측 깔딱고개에서 서울대로 내려가는 길도 뚜렷이 보인다.
저기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이 정상이다.
새삼 이곳에서 보니 정상의 큰 바위뿐만이 아니라 정상부 주변은 온통 바위들의 집합체다.
북한산 관악산 오를 정도의 사람이라면 다른 지역의 웬만한 산은
다 오를 수 있다는 어느 분들의 말도 어느정도는 일리가 있다 싶기도 하다.
하기야 요즘은 우리나라 전국 어디든 워낙 등산로가 잘 되어 있으니
체력과 의지만 있다면야 못오를 곳도 없을 것이다.
깔딱고개를 지나 연주대로 간다. 연주대 포토존이 있는 곳이다.
가장 많이들 다니는 길답게 바닥도 맨질해졌다.
관악산 하면 떠오르는 모습- 바로 연주대의 기암이다.
말 그대로 깍아지른 절벽에 암자가 세워졌으니 아찔하면서도 절묘한 한 컷이 된 것이다.
석축 쌓아 올린 정성이 그대로 전해지는것만 같다.
마치 어느 신전의 기둥처럼 일렬로 세운듯한 기암은 예술미까지 담고 있다.
왼쪽으론 거대 바위위로 관악산 정상석이 세워졌다.
자주 접하니 무덤덤 귀한줄 잊고 사는것 뿐.
기울어진 너른 바위위에 세워진 정상석도 관악산의 진귀한 장면일 것이다.
햇볕을 잘 받는 정상부 바위는 눈이 다 녹아내렸다.
관악산(632m)은 서울 관악구, 경기도 안양, 과천을 경계로 두고 있는 산으로
정상부의 바위 모습이 갓을 쓰고 있는 모습처럼 보여 관악산이라 부르게 되었단다.
악'자가 들어간 산은 험하다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5악에 속했던 산이기도 하다.
험하다는 산이 잘 정비되면서 이젠 도심속 최고의 산책로자 힐링지가 된 것이다.
커다랗게 네모반듯 인위적으로 세워진 정상석들도 많은 세상에
관악산 정상석은 원래의 암반과 한몸이 된듯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너른 바위와 정상석만으로도 매력적인 관악산이 파란하늘과 함께하니
이것 자체로도 그림이요 베스트 샷이 되어준다.
자주 접하는 정상이니 아주 간단히만 둘러본다.
바위 가장 위쪽에 올라서 바라본 기상레이더관측소와 건너편은 지나온 송신탑이다.
아래로는 연주암과 십이지신탑도 보인다.
관악산 정상부엔 우측으로 군부대도 주둔하고 있어 곳곳 철조망과 시설들도 접하게 된다.
기상관측소 가기 전, 바로 우측으로 내려가면 토끼바위와 글러브바위가 인상적인 자운암능선을 탈 수 있다.
기상관측소와 군부대 뒷면도 새로운 모습으로 접하게 되는 암릉 좋은 능선이다.
정상부 바위 뒤로 넘어가면 험하게 밧줄을 타고 사당능선으로 가는 길이 있다.
겨울엔 특히나 아찔함이 전해지던 곳이었는데, 이제 계단이며 난간이 대대적으로 생겨나
그 아찔함도 추억속으로 사라졌다.
사당능선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코스기도 하다.
바로 아래 연주대 응진전으로 내려가 본다.
멀리서 볼땐 아찔한 기암절벽이지만 안전펜스를 설치해 놓아 위험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비좁은 공간이라 바로 뒤돌아 나온다.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 17년(677년) 관악사를 지을때 함께 건립하면서 의상대라 불렀는데 그 후 연주대와 연주암으로 바뀌게 되었단다.
자주 만나는 정상이니 더 둘러보지 않고 말바위능선 따라 깔딱고개로 간다.
가운데 깔딱고개에서 우측 서울대입구쪽으로 내려가는 계단길도 잡힌다.
저 송신탑쪽으로 향하면 케이블카능선, 8봉과 6봉, 장군봉능선, 학바위능선과 버섯바위능선으로도,
무너미고개로도, 삼성산으로도, 다양한 코스를 밟아볼 수가 있다.
오랜만에 보는 말바위능선의 바위들도 그대로다.
말바위능선을 거의 다 지나오면 연주암이 보이는 전망 좋은 너른 바위가 있다.
늘 쉬어가며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아래 연주암과 십이지신탑이 보이고 건너편 우측은 청계산이다.
좌측 나즈막한 봉우리는 구룡산과 대모산이 겹쳐 있고, 맨 뒤로는 예봉산, 검단산, 남한산성 라인이다.
맨 좌측에 잠실제2롯데타워도 보인다. 잠실타워 뒤로는 아차산이며 천마산 등이 자리할텐데
오늘은 그리 시야가 잘 트이지 않는다.
좌측에 잠실제2롯데타워, 가운데 구룡산과 대모산, 맨 우측은 청계산 옥녀봉으로 이어진다.
뒤로는 예봉산과 검단산, 남한산성으로 하나같이
이른 봄이면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나는 매력적인 수도권의 산지들이다.
맨 좌측 청계산 옥녀봉과 매봉부터 정상을 거쳐 석기봉 이수봉 국사봉을 지나면 우담산과 바라산,
백운산과 광교산으로 이어진다. 수도권에서 종주하기 좋은 대표적인 능선 중 하나다.(청광종주)
아래 연주암 우측으로는 과천에서 오르는 케이블카능선이다.
KBS송신소와 좌측으로는 케이블카능선이다.
눈 없는 황량한 겨울산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어 좋다 했지만
정작 눈 내린 설산에 서면 괜한 흥분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손이 얼얼하고 얼굴이 터져나갈것 같은 추위에도 차가운 감촉이 한없이 좋을때가 있다.
가슴이 답답할때면 산에 올라 찬바람을 맞고 싶은 그런 마음처럼 말이다.
이 길의 하이라이트 말바위능선이다.
말바위능선과 기상관측소, 연주대를 담아보고 깔딱고개를 지나 서울대로 하산한다.
호수공원쪽으로 내려가다가 중간에 서울대 공대로 빠지려 한다.
이 지긋한 깔딱고개 계단도 오늘은 봄 햇살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네.
예전처럼 빨리 걷지 않으니 무릎도 허리도 고생이 덜하다. 미련했었다. 물론 체력과 스피드가 받쳐주니 그땐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그때는 천천히 걷는 사람이 답답했고, 지금은 빨리 걷는 사람이 부담스러우니 세상 모든건 자기 기준에서 바라보게 된다.
지나치게 의욕이 앞설땐 이런 아름다운 길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 시린 허공을 건너와
메마른 내 손등을 적신다.
김용택/첫 눈
서울대 공학관으로 내려와 4시간의 짧은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동안 길도 없는 산지들을 찾아다니다 조금은 버거운 여정이 이어졌는데
모처럼 여유롭고 마음 편한 산행이 되었다.
언제든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이런 산이 가까이 있어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모른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서비스 종료라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많은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