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개설하고, 첫 게시물을 올린지 한달하고 며칠이 지났다.
야생화에도 전혀 무지한 때라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지만 굳이 수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때의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18일 일요일.
2년넘게 술을 안마시다, 한달전쯤부터 마시게 된 술이
조금씩 빈도가 늘어나는것 같다.
어젯밤 , 늦은 저녁 약속으로 한두잔 마시다보니 새벽까지 길어졌다..
술은 사람을 무장해제시켜 ,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묘약 같다.
그 늪에 자주 빠질까 두렵기도 하다.
늦잠을 자고 9시가 되어서야 일어나 , 얼마전부터 가야겠다고 생각해뒀던
이천 도드람산,설봉산으로 간다. 동서울에서 10시 버스로 이천에 가서
11시 30분 청강대행 12번 버스를 타고 , 표고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한다.
표고초교앞에서 좌측 포장도로를 따라가서 서이천로를 건너면 된다.
굴다리 밑을 건너와서.. 12시 15분.. 설봉산을 갈때도 이 다리를 다시 지나야한다.
도드람산 체육공원 입구다.. 시의 길을 조성해 두었다.
구의동 우리동네에 시의 거리라 명하고 시 몇개를 걸어둔걸 보고, 우리 조카가
이게 시의 거리야~ 했던 기억이 난다..
좀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거리의 삭막함을 좀 덜어주지 않을까 싶다.
등산로엔 곳곳에 좋은 시며, 글들이 걸려있다..
도드람산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 가볍게 산책정도로 나서도 무방하겠다..
대부분은 베낭없이 오신걸 보니, 근처분들이 많은것 같다..
가끔 나도 정호승님의 이 시를 생각한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나도 한때는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린적도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가끔은, 그럴지도 모른다..
애써 아닌척해봐도, 눈물나게 외로울땐 누군가를 기다려보겠지만
부질없는 짓이라는걸 알게되는순간 그 허전함은 배가 된다.
그래~ 님의 말처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겠다.
외로운것도, 보고픈것도 죄가 아니다...
잊지 못해 그리운것 또한..
나는 나무 병이 있어서, 잘생긴 나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하기는 1분밖에 안걸리고,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기까지는 1시간밖에 안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기까지는 하루밖에 안걸리지만
누군가를 잊는데는 평생이 걸린다..~
도드람산 정상, 3봉 효자봉이다.
가까이에 농경지며,조그마한 공장인듯, 파란지붕 몇동도 보인다..
인간은 나약하다. 사소한 돌맹이 하나에도 정성을 담아본다.
무언가에게라도 마음을 전할수 있다면 ...
2봉을 건너뗘 1봉으로 내려온다.. 어느 중년부부가 2봉석에 걸터앉아
일어나질 않으니, 비켜달라 말하기도 귀찮다.. 어련이 일어서야 함에도 그 모습이
좋지 않아 그냥 그자리를 피해온다.
다시 체육공원으로 내려와 굴다리를 건넌다,
설봉산으로 가려면 이름도 생소한 치킨대학으로 가라했다..
이정표를 따라 가다보니 마장휴게소다..여자 화장실이 엄청 넓고 깨끗했던 그 휴게소..
중부고속도로 밑으로 난 굴다리를 지나야한다..이곳에서 주차를 하고 롯데마트를
이용하게끔 만들어놨다.. 이곳이었구나~ 이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저산은
어디지 라는 의문을 품곤 했었는데.. 바로 여기였다..
굴다리를 지나 평화공원이라는 곳을 지난다.
치킨대학으로 가는길엔 진한 찔레꽂 향기가 가득하다..
치킨대학..정말로 대학인가보다..여느 대학처럼, 강당이며, 학생,교수실 이정표가 있다.
이곳이 정말로 궁금해진다.
검은 나비 한마리가 흰철쭉에 심취해 있다.. 다가가도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보다..
부럽다.. 나도 너처럼 찐한 유혹에 빠져보구 싶구나~ ~
대학 뒷편, 설봉산 등산로 입구..↑ 여기까지 차를 가지고 왔었나보다..
며칠전 축령산에서도 봤던 나무인데,, 도대체 이름이 무엇인지..
누가 좀 알려주세요~~
찔레꽃 냄새가 넘 좋다.. 우리 시골동네 냄새같다..
도시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찔레순이 자라날때 껍질을 살짝 벗겨 먹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설봉산 화두재다.. 설봉산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인지라
널찍하니 등산로도 잘 정비돼 있다.
백운봉과 소나무하나.↑
솔밭과 숱이 울창해
이천 시민들이 휴일 오후를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는곳 같다..
꽃모양이 병을 닮았다해서 병꽃나무..
설봉산 정상.
이천시내와 설봉호가 보인다..설봉공원으로 하산하려한다..
부학루,도원정을 지나서 설봉공원으로 내려선다..
설봉호의 오후, 이천 도자기 축제가 있고, 공원에선 다양한 행사로 많은 사람들이
휴일 오후를 즐기고 있다..
도자기의 고장 이천이라 호수에 도자기 모형을 뛰웠나~
내려온 설봉 능선도 보인다..
시내로 슬슬 내려와 터미널까지 천천히 걸어본다..
숱하게 지나치기만 했던 이천,. 오늘 비로소 이천을 밟는다..
도드람산,설봉산은 거리도 짧고 무난해서, 두곳을 연계산행 해도
조금의 무리가 없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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